[한의학 바로 알기] 방광, 폐와 상통하는 콩팥의 파트너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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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7 07:59  |  수정 2018-02-27 08:00  |  발행일 2018-02-27 제21면
“소변을 참으면 방광이 장부(臟腑) 압박…골반·척추 삐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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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은 우리 몸에서 소변을 저장했다가 요도를 통해 외부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주머니 모양 근육으로 된 장기다. 소변이 없을 때는 치골 뒤쪽 골반강 안에 있다가 소변이 차기 시작하면 계란 모양으로 부풀어 하복부까지 커진다. 방광에서 소변이 빠져나가는 길(요도)이 시작되는 부분에는 소변이 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근육이 있다. 때문에 소변이 어느 정도 찰 때까지 방광에 소변을 모을 수 있다. 소변이 200~400㎖ 모여 방광 벽이 많이 늘어나면 그 상황을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해 소변이 마렵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성인의 경우 1분에 약 1㏄씩, 하루에 1천500㏄ 정도의 소변을 신장에서 만든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을 적게 마시면 소변량이 적어지고, 땀을 적게 흘리거나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량이 많아진다. 추울 때 소변량이나 횟수가 많아지는 것은 정상적이다. 정상적인 소변의 횟수는 영아는 하루 20회, 소아는 8~10회, 청소년은 6회, 성인은 5~6회가 적당하다.

한의학에서 방광은 신장과 부부와 같은 파트너의 관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폐와 기능을 상호 보완하고, 심장이나 소장, 쓸개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화기(火氣)를 배출해 그 기능이 항진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소변이 마려워도 참으면 소변이 꽉 차서 커지고 무거워진 방광이 골반강과 아랫배에 있는 장부들을 압박해 전립선 자궁 난소 대장의 기능 이상을 초래하고, 골반과 척추가 삐뚤어지는 원인이 된다.


방광 약재 백복령·택사 등
장기복용하면 신장에 부담
한의사 처방 반드시 필요

방광·폐 기능도 보완 관계
병증치료땐 같이 다스려야


또 한의학에서 폐는 수도(水道)의 상원(上源)이라고 한다. ‘신체내로 수분이 들어와서 나가는 물길의 시작점’이라는 뜻으로 수돗물의 수원지와 같은 의미다.

몸으로 들어온 수분은 땀과 소변을 통해 거의 다 배출된다. 섭취하는 수분량이 일정할 경우 소변량과 땀을 흘리는 양은 반비례한다. 방광에 있는 소변을 제때 배출하지 않고 참는 것이 반복되면 방광과 상호보완관계에 있는 폐에 수분 배설 기능이 전가되면서 폐가 담당하는 피부 쪽으로 노폐물과 수분이 이동하게 돼 땀이나 가래로 배출된다.

원래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땀을 적게 흘리는 사람은 실제로 땀으로 배설되는 양은 그다지 늘지 않는 대신 피부에 노폐물만 쌓여 각종 피부 트러블과 비정상적인 땀(겨드랑이 땀, 손발바닥 땀, 머리의 땀)의 형태로 병변이 나타나게 된다.

이럴 경우 소변을 참는 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피부 트러블과 병적인 땀은 고질병으로 변하게 된다. 가래도 많아진다. 이런 이유로 한의학에서는 폐의 기능 이상으로 야기된 기침·가래·기관지염·천식과 각종 피부 질환을 치료할 때 방광도 같이 다스리고, 방광의 병증을 치료할 때 폐의 기능도 같이 다스린다.

장부의 병변 형태에 한(寒), 열(熱), 허(虛), 실(實)의 개념이 있다. 방광에는 이 중 방광한증(膀胱寒證)과 방광열증(膀胱熱證)이 중요한데, 방광한증은 방광허증과 겸해 곧잘 방광허한증으로 나타나고 방광열증은 방광실증과 겸하여 방광실열증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방광허한증으로는 아이들이 깨어 있을 때 소변을 싸는 유뇨(遺尿)와 밤에 잘 때 소변을 싸는 야뇨(夜尿), 부인이나 노인이 소변을 참지 못하고 지리는 요실금 등이 있다.

대표적인 방광실열증은 방광염과 요로결석, 임질이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세균 등에 의한 감염 증상들로 발병초기에는 내과에서 처방 받는 신약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질병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반드시 한의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방광병증에 사용하는 거의 모든 약재, 예를 들면 백복령, 택사, 저령, 구맥, 편축, 지부자, 활석, 석고 등은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신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결코 한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장기 복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콩팥은 병이 들면 현상유지만 가능할 뿐 회복될 때까지 수년~십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방광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방광실열증처럼 소변이 진하고 붉어지거나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고 힘을 줘도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절박뇨, 빈뇨가 나타날 때가 있다. 이는 심장 쓸개 소장의 ‘화열(火熱)’의 병증 탓이다. 화열 증상은 그 기능이 항진되거나 어떤 이유에 의해 울열돼 조직에 부종이 생기고 염증성 상태가 꽤 오래 유지될 때 나타난다.

커피나 술 같은 카페인 음료를 장기간 자주 먹는다든지, 운동이나 노동을 무리하게 계속하거나 반복된 스트레스로 인해 자주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액내 지질이나 당 수치가 높은 수준을 오랫동안 유지하게 된다. 이럴 경우 그 화열로 인해 불면과 가슴 답답함, 심장판막과 심장근육 관상동맥에 병변이 생기곤 한다. 이 때 이 화열을 심장과 파트너 관계에 있는 소장으로 전달하고 다시 방광으로 전달해 소변을 통해 배출시키면 심장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방광염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세균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방광의 기능에는 큰 부담이 없지만, 엉뚱하게 심장, 쓸개, 소장에 질병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 신호를 제때 잘 감별해 중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장기간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거나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없어졌다가 다시 시일이 지나면 증상이 반복될 때는 반드시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할 것을 당부한다.

김은선<수정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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