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창의적인 독서방법

  • 이효설
  • |
  • 입력 2018-03-12 07:39  |  수정 2018-03-12 07:39  |  발행일 2018-03-12 제17면
“다독도 좋지만 이해했느냐가 중요…슬로 리딩 하세요”
20180312
초등생들이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모습. 책을 읽은 후 그냥 덮을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읽고 내용 중 잘 모르는 점을 서로 질문하면 책 읽기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책을 단순히 많이 읽는 것이 좋은 건가요?” “책읽기를 보다 창의적이고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자녀가 책을 읽는 모습만 보면 뿌듯해 하며 무조건 많이 읽으라고 하는 학부모를 종종 볼 수 있다. 다독이 좋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지만,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을 알고 자녀에게 가르쳐주는 학부모는 드물다.

현직 교사에게 ‘슬로 리딩’을 통한 창의적 독서방법을 배워 가정에서 현명하게 독서지도를 해보자.

Q: 슬로리딩, 처음 들어 보는데요?

A: 슬로리딩은 살아오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해왔던 그 경험에 관한 것입니다. ‘천천히 책을 읽는다?’ 슬로리딩은 단순히 속도를 천천히 해 책을 읽는다는 개념에서 나아가 한권의 책을 깊이 있게 읽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보거나 검색을 해본 적이 있고 갑자기 떠오르는 시의 구절이 생각나서 동시를 읽어 보고 동요를 불러 보았으며, 예쁜 삽화를 넣은 시화전을 준비하거나 독서록을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책 속 유적지를 찾아 가보고 그 곳에서의 꽃과 나무를 느껴보고 책과 관련된 영화를 보고 책과 어울리는 노래를 들어 보셨나요? 그렇다면 우린 모두 슬로리딩의 경험이 있는 것입니다.

독서의 경험이 책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경험을 할 때마다 그 책 속의 장면과 단어와 분위기 등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이미 슬로리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책 속 상황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다양한 관찰 통해 사고력 키울수 있어

책을 고를 땐 자녀 관심분야로 선정



Q: 슬로리딩,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건가요.

A: 2015년에 발간된 ‘창의성 대 로봇’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2010년의 직업군 중 47%가 앞으로 10~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본격적인 인공지능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지식은 특정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질 지식)이 아니라 어떤 상황이라도 스스로 학습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가져야 할 지식입니다. 슬로리딩은 아이에게 독서의 즐거움과 함께 급변하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선물해 줄 것입니다.

Q: 아이들과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까요.

A: 지금부터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슬로리딩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책 선정은 학생과 함께 합니다. 표지 디자인, 삽화, 종이의 질감, 두께 등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답니다. 오감으로 먼저 책을 경험해보고 주제 목록이나 학생의 관심분야에 대한 책을 선정합니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면 대구시교육청 학년군별 인문도서추천 목록을 참고하거나 검증된 도서를 선택하면 됩니다. 둘째, 본격적인 슬로리딩을 시작합니다. 자녀와 함께 천천히 책을 읽어 보세요. 그리고 책 내용을 꼼꼼하게 설명해 자녀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절대 대충 넘어가면 안 됩니다. 셋째, 파생 독서하기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장면이나, 계절, 배경 등 관련있는 시나 작품을 찾아 읽어보며 생각을 나누어 봅니다. 넷째, 책 속의 단어 정리 및 장면 그림 그리기 활동입니다. 자녀가 이해하기 힘든 단어는 단어집을 만들거나 인상 깊은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보세요. 생각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무궁무진한 자녀들의 표현 깊이를 경험하게 될 겁니다. 다섯째, 책 속 주인공의 마음과 나의 마음 비교하기, 책 속 배경과 나의 배경 비교하기입니다. 책 속의 관심이 자발적인 독서로 이어질 수 있고 다양한 간접 체험활동으로 마치 책 속에 머무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여섯째, 사전을 이용한 퀴즈나 게임하기입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았던 책 속 단어를 이용해 짧은 이야기 만들기나 다의어, 동의어 등을 활용해 부모님과 퀴즈나 게임하기도 가능합니다. 일곱째, 책읽기를 통한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어린 작가되기 활동입니다. 마지막으로 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하기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책 속 소재들을 경험해 보거나 책의 장소 또는 그 장소와 유사한 곳을 방문하기, 관련 영화나 음악 듣기 등의 활동을 통해 진정한 슬로리딩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답니다. 머릿속에 남아있는 책 속 경험이 몸으로 느끼며 경험하는 실제 경험과 연계될 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있는 값진 추억을 자녀들에게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Q: 슬로리딩과 의사소통능력 기르기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A: 다양한 독서의 경험을 풀어내는 활동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4차산업혁명은 벌써 우리 생활 가운데 아주 가까이 들어와 있답니다. 미래사회의 경쟁력은 친구, 부모, 교사와 협력하는 의사소통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하브루타 학습의 기초가 되는 질문 만들기 활동, 놀이로 서로 소통하기, 밥상머리 대화, 질문 릴레이활동, 논쟁하기, 궁금증 자극하여 말하기, 글로벌 통섭하기 등은 슬로리딩과 함께 하면 의사소통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동도초등 김해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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