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올봄도 ‘관찰’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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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섭기자
  •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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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예능 프로그램이 봄맞이 새단장에 분주하다. 메이저 예능 프로그램 채널인 지상파 3사와 tvN, JTBC 얘기가 아니다. 그간 예능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일부 종편과 케이블 채널이 그 주인공이다. 신변잡기 토크쇼나 타 채널 예능프로그램 재방송 위주로 시간을 때우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시장에 내놓으며 본격적인 예능 따라잡기에 나섰다.

◆예능계 주류는 관찰 예능

방송국은 통상적으로 봄·가을에 개편을 단행한다. 시청률과 소재를 점검하고 평가해 이 과정에서 수명이 다했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은 교체된다. 예능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차이점이라면 파일럿 방송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보면 2017년 예능은 관찰 예능이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 ‘나혼자 산다’ ‘발칙한 동거’, SBS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2’, tvN ‘윤식당’ ‘신혼일기’, JTBC ‘효리네 민박’ 등이 관찰 예능의 범주에 속한다.

관찰 예능은 다른 예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높다. 예능계의 신흥강자로 우뚝 선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는 시청률이 20%를 넘었다. 시청률 20%는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무한도전’과 ‘1박2일’도 뛰어넘기 힘든 수치다. 지난 1월 ‘1박2일’이 두 차례 20%를 넘어선 게 전부다. ‘미우새’의 위상은 ‘미우새’ 어머니 출연자 4인방에게 지난해 SBS 연예대상의 영예가 돌아간 사실로도 잘 설명된다. 여기서 주목할 건 관찰 예능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연예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예인에게 초점을 맞춰 돌아가던 관찰 예능이 점점 관찰대상을 일반인으로 확대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관심과 화제를 모으면서 연예인의 자리를 위협했다.


대세 왜?
시청률 20% ‘미우새’ 등 성공 고무
광고 매출 100억 ‘어서와 한국은…’
회당 제작비 5천만원선으로 알려져



마이너 예능 프로그램 채널들을 자극한 것도 스타들이 아닌 한국에 여행온 외국인들이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을 소개하는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시청률이 2%를 돌파하면서 파일럿에서 정규로 편성됐다. MBC 에브리원은 개국 10년간 시청률 2%를 넘는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했지만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연일 시청률을 경신하며 5%까지 올라섰다. 덕분에 광고는 완판에 특판 행진을 이어갔고, 현재까지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무된 MBC 에브리원은 시즌2로 돌아오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위시해 예능이 강화된 봄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케이블과 종편 채널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관찰 예능을 많이 내놨는데 기대 이상의 인기와 이익을 얻게 되자 지상파도 뛰어든 형국이 됐다”며 “여행 포맷도 과거처럼 인력과 비용을 크게 투자하지 않고도 재밌게 뽑아내는 요령을 찾았다”고 말했다.

◆젊은 층을 겨냥한 새로운 포맷

예능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여타 마이너 채널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스타 캐스팅이 아니더라도 소재와 아이템만 좋다면 승산이 있음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제작비는 회당 5천만원 선이다. 4억~5억원에 달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 회당 평균 제작비의 10% 수준이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낮은 시청률로 인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면, 잘 만든 예능 하나가 열 드라마 안 부러운 셈이다.


이어지는 신규 편성
채널A ‘하트시그널2’ 공격적 론칭
MBN ‘비행소녀’ TV조선 ‘전설…’
새로운 포맷의 예능 줄줄이 기획 중



먼저 치고 나간 건 채널A다. ‘개밥 주는 남자’ 시즌2를 선보이며 예능에 자신감이 붙은 채널A는 ‘하트시그널’과 ‘도시어부’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키자 주목을 받았다. 채널A는 여세를 몰아 오는 16일 ‘하트시그널2’를 론칭하고, 스타들이 하늘의 별을 관찰하는 신규 예능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MBN과 TV조선도 이에 뒤질세라 신규 예능을 편성해 젊은 층 공략에 나선다. ‘비행소녀’와 ‘오늘 쉴래요?’를 내보내고 있는 MBN은 스타들이 등산을 하며 토크를 펼치는 예능 등 두 편을 신규로 선보인다. TV조선도 SBS ‘동상이몽’을 연출한 서혜진 PD를 영입해 예능국 쇄신에 박차를 가한다. 오는 16일 선보일 신규 예능 ‘전설의 볼링’을 시작으로 청춘스타를 내세운 새로운 포맷의 예능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 ‘내 딸의 남자들’ ‘별거가 별거냐’를 시즌2까지 선보인 E채널은 오는 4월 ‘내 딸의 남자들’ 시즌3를 내놓는다. E채널은 이에 앞서 강호동을 영입한 ‘태어나서 처음으로’를 지난 3일 선보였고, 노홍철과 김민종 등이 출연하는 등산 예능 ‘정상회담’을 오는 17일 론칭한다. 채널 히스토리는 장진, 김중혁, 박건형 등이 출연하는 신규 예능 ‘말술클럽’을 지난 7일 선보였다. 전통주를 찾아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한 케이블 채널 관계자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성공이 굉장히 큰 자극이 됐다. 덕분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 예능 프로그램 경쟁이 올해 특히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hhhhama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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