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母傳子傳(모전자전)

  • 도성현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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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4   |  발행일 2018-03-14 제14면   |  수정 2018-03-14
어머니 따라 아들 권남오군도
양로원·장애인시설 등서 활동
지역아동센터 학습멘토 역할
교내선 칭찬기자로 뽑히기도
자원봉사 母傳子傳(모전자전)
‘샤프론&프론티어 봉사단’에 어머니와 함께 참여하고 있는 권남오군이 정신지체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마음에 걸리는 일은 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

권남오군(대구고 2)이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받은 가르침이다. 권군은 학생과 학부모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샤프론&프론티어 봉사단’에 어머니 김수희씨와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주로 양로원과 정신지체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샤프론&프론티어 봉사단은 매월 두 차례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권군과 어머니는 적어도 한 번은 반드시 참석하고 있다. 권군이 정신지체장애인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에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릴 때부터 봉사활동에 아들을 데리고 다닌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아파트부녀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권군의 어머니는 40대 중반 늦깎이 대학생이 되면서 봉사 동아리에 가입해 정신지체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김씨는 “처음에는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데리고 갔는데 정신지체장애인들을 보고 겁먹은 아들의 모습에 당황했다. 아이에게 정신지체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을 없애주고자 계속 봉사활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한 어머니의 노력으로 권군은 정신지체장애인도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점을 깨닫고, 그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거리낌 없이 참여하고 있다.

권군은 지역아동센터에서 한부모 및 조손가정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가정 형편상 사교육을 받기 힘든 아이들이 학교수업에 뒤처지지 않도록 학습 멘토 역할을 담당한다.

권군이 고등학생이 된 지 1년 만에 150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과 함께 기특해하던 김씨는 아들의 교육봉사활동을 전해 듣고 크게 칭찬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학습과 병행해서 봉사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권군은 “내가 빠지면 그 빈자리로 인해 누군가가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봉사활동으로 성적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김씨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갈수록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학교 성적보다는 인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따뜻한 마음을 가지라고 자주 얘기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군은 교내에서 칭찬기자로 선발돼 칭찬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사나 학생들로부터 제보를 받거나 직접 발로 뛰며 칭찬 대상자를 발굴해 인터뷰하고 기사를 작성, 교내 게시판에 게재하고 있다.

대구고는 학생들의 인내심을 기르고, 선배와 후배,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간 자연스럽게 소통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한국 명산 100㎞ 종주’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실행하고 있다. 권군은 이 프로그램의 도우미로도 활약 중이다. 권군은 김씨 부부가 결혼한 지 12년 만에 어렵게 낳은 외동아들이다.

글·사진=도성현 시민기자 superdos@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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