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르게 키우는 이들

  • 김수영
  • |
  • 입력 2018-03-16   |  발행일 2018-03-16 제34면   |  수정 2018-03-16
20180316
박복조 시인이 2007년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이끼볼과 다양한 식물들. 그는 옥상정원에서 키운 식물들로 개인전을 열었다.
20180316
도예가 강석순씨가 안 쓰는 도자기를 이용해 만든 다육식물 화분들.

반려식물을 키우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공간이 부족해서, 키우기 어려워서 포기하는 이들에게 색다르게 식물을 키우고 있는 고수들의 도움말을 들어봤다.

박복조 시인(국제펜한국본부 대구지역위원회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자신의 집 옥상에서 야생화를 키우고 있다. 흔히 야생화를 마당이 있는 집에서 기른다고 생각하지만 상가건물의 옥상을 야생화 정원으로 꾸며놓은 것이다. 그의 옥상정원에는 족히 수백 개의 화분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박 시인은 “사방이 건물이라 나무를 찾기 힘든데 옥상에만 올라가면 바로 푸른 정원을 볼 수 있다. 야생화는 키우기가 까다롭지만 화려한 서양꽃과는 달리 은은한 아름다움을 주고 마치 산에 핀 꽃, 나무를 보는 듯한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집 옥상 야생화 정원 박복조 시인
키우기 까다로워 관리소홀땐 금세 시들
애정 쏟는 만큼 은은한 아름다움 뽐내
처음엔 서너개 키우면서 화분수 늘려야

다육식물에 빠진 강석순 도예가
큰 화원 가면 다육식물 저렴하게 구입
햇볕 잘 들면 물 거의 안줘도 잘 자라
도자기에 심어두면 가치 더 높아 보여



2007년 야생화 개인전을 열었을 정도로 야생화에 푹 빠진 그는 “젊었을 때부터 난초·분재 등을 경험해본 뒤 야생화를 취급했다. 야생화는 어린애 같아서 잠시라도 관리가 소홀하면 시들거나 죽는다. 반면 애정을 쏟는 만큼 싱그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게 장점”이라며 “초심자들은 서너 개를 키우면서 야생화에 대해 익혀나간 뒤 화분 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50개 이상이 되면 야생화 키우는 데만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키울 때는 너무 많이 키우지 말 것을 권했다. “야생화를 키우면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칫 바빠서 물 주는 것을 잊거나 분갈이 등을 제때 해주지 않으면 바로 표시가 나니까요. 그래서 힘들지만 보람도 큽니다. 화려한 꽃도 좋지만 야생화 서너 개를 놔두면 집안의 품격이 훨씬 높아지지요.”

강석순 도예가(갤러리오늘 대표)는 식물을 처음 기르는 이들을 위해 다육식물을 추천했다. 햇볕만 잘 드는 곳에 두면 물을 거의 주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이다.

강 도예가는 “갤러리에서 도예강좌를 열다보니 그릇 등을 만들어놓고 가져가지 않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공들여 만든 그릇을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서 다육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내가 만들어놓고 안 쓰는 그릇도 많아서 다육식물을 키워서 갤러리 앞에 내놓았더니 사겠다는 사람들이 있어 판매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100개가 넘는 다육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식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선물로도 주면 아주 좋아한다는 말도 했다. “큰 화원에 가면 다육식물이 5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아요. 그런데 도자기그릇에 넣어서 주면 훨씬 값어치가 있어 보이지요. 다육식물도 살고 그릇도 살고 일거양득입니다.”

그는 다육식물을 키우고 싶다면 직접 식물 모종을 사서 집에서 쓰지 않는 그릇 등에 키워보라는 조언도 했다. 물을 아주 소량만 주어도 되기 때문에 밑구멍이 없는 그릇도 좋은 화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