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카페·도서관·문화공간 시간 멈춘 폐역의 ‘무한변신’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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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7 07:23  |  수정 2018-03-17 07:23  |  발행일 2018-03-17 제1면
동촌·반야월역 작은도서관 재탄생금강역 카페·고모역 복합공간 등
기차소리 여전한 간이역도 탈바꿈

다양한 사람들의 숱한 사연과 온갖 애환이 녹아 있던 간이역. 세월이 흘러 기차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역사(驛舍)는 옛모습 그대로 남았다. 목재 골조 위에 ‘ㅅ’자 형태로 소박하게 올린 기와지붕. 옆으로 밀면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정감있게 열리는 미닫이 문. 흰 바탕에 검정의 예스러운 글씨체로 소박하게 역명을 적은 명판. 그 옛날 간이역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도시인의 삶 속에서 멀어졌던 폐역(廢驛)들이 레일카페와 작은도서관, 복합문화공간 등으로 탈바꿈하며 다시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던 대구선(大邱線)이 외곽으로 이설되면서 동촌역과 반야월역은 2008년 사람의 발길이 끊겼다. 쓸모없는 역이지만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지어진 건물로 당시 간이역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어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2곳 모두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폐역 이후 한동안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다 2010년대 들어 각각 작은도서관으로 조성돼 다시 문을 열었다.

대구선 금강역과 경부선 고모역은 폐역은 아니지만 여객과 화물을 취급하지 않아 사실상 폐역이나 다름없다. 정식 명칭은 무배치간이역이다. 이 가운데 금강역엔 최근 레일카페가 조성돼 동구 안심창조밸리의 랜드마크이자 지역민의 쉼터로 사랑을 받고 있다. 가수 현인이 노래한 ‘비 내리는 고모령’의 배경이 된 고모역은 현재 대구시와 수성구청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역은 단순한 수송의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만남의 장소이자 추억의 공간으로 의미가 있다”며 “건축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폐역과 간이역들을 그냥 사라지게 놔둘 것이 아니라 지역민의 품에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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