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재] 오배자―입안 헌 사람, 달인 물 마시면 효과…항균·항염증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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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0 07:53  |  수정 2018-03-20 07:53  |  발행일 2018-03-20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재] 오배자―입안 헌 사람, 달인 물 마시면 효과…항균·항염증 작용

오배자는 매미목 진딧물과의 오배자면충이 옻나무과의 붉나무에 기생하면서 생긴 벌레집이다. 오배자는 벌레가 잎에 자상(刺傷)을 주어 생긴 주머니인데, 붉나무가 방어하면서 자라난다. 본래 크기의 다섯 배나 자라서 오배자(五倍子)라 부른다. 약성은 평평하며 맛은 시면서 껄끄럽다.

옛날 어느 고을에 옷이나 옷감을 물들이며 사는 ‘윤’이라는 여인이 있었다. 손님이 붉은색 옷을 원하면 홍화로 물들여 주고, 노란색을 원하면 황백이나 치자를 이용했다. 청색을 원하면 쪽을, 갈색을 원하면 감이나 밤을 이용했다. 간혹 종이를 물들이러 오는 손님도 있었다.

윤은 일에 열정적이어서 황토 길을 만나면 옷에 황톳물 들일 생각을 할 정도였다. 어느 날 산길을 가는데 빨간색 단풍이 인상적인 붉나무에 사람 귀같이 생긴 열매가 달려 있었다. 새로운 색상을 내는 데 좋은 재료가 될 것 같아 집으로 가져왔다. 솥에 넣고 끓인 후 윗물로 옷감을 물들여보았다. 처리 방법에 따라 그동안 표현하기 힘들었던 보라색, 남색, 검은색 계열의 색상이 나와 너무나 기뻤다.

때마침 고을에 축제가 벌어져 분장하던 학생들이 치아를 까맣게 물들여 달라고 찾아왔다. 윤은 오배자에다 철분을 섞어 입안에 머금게 했다. 학생 중에는 입안이 심하게 헐어 고생하는 학생도 있었다. 다음날 그 학생이 찾아와 입안이 다 나았다며 인사를 했다. 오배자의 약효를 눈치챈 윤은 입안이 헌 사람들에게 오배자 달인 물을 먹여보았다. 모두들 신통하게 완치됐다. 이후로 오배자는 염색뿐 아니라 약재로도 활용되었다. 오배자가 피부점막에 접촉되면 조직단백이 응고되면서 수렴(收斂)효과 및 항균 항염증작용을 나타낸다. 구내염, 피부염, 설사, 자한(自汗) 및 일체 출혈증상에 유효하다.
<제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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