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삶까지 생생히…미투에‘페미니즘’책 인기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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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1   |  발행일 2018-03-21 제23면   |  수정 2018-03-21
교보문고 판매 1년전比 136% 증가
20대 여성 구매 비율 43%로 ‘최다’
한국사회 페미니즘 등 주제도 다양
성폭력 피해자 삶까지 생생히…미투에‘페미니즘’책 인기

‘미투(#MeToo)’ 열풍에 페미니즘을 다룬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 이후인 2월1일부터 3월12일까지 페미니즘 도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98% 증가했다. 이 중 20대 여성이 가장 많이 찾았다. 이들의 구매 비율은 43.15%였다.

페미니즘 책의 선두주자는 ‘82년생 김지영’(민음사)과 ‘우리에게 언어가 필요하다’(봄알람)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창비)이다. 이 책들은 페미니즘 입문서로 불린다. 모두 자기 고백적 성격을 담고 있다. 일상 속에서 차별을 겪은 여성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내 지난해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자기 고백적 페미니즘 책을 넘어 성폭행 피해자의 삶을 다룬 책, 한국사회 페미니즘의 흐름을 다룬 책,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페미니즘을 다룬 책까지 다양한 주제의 책이 나오고 있다.

‘나쁜 페미니스트’의 저자 록산 게이가 쓴 자전적 에세이 ‘헝거(HUNGER)’(사이행성)는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비중 있게 다룬 책이다. 상처받은 몸이 어떻게 다시 상처가 되는지, 우리 사회에서 몸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이 얼마나 나쁜지 등을 저자는 생생하게 말한다. 고통과 자기혐오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 여성이자 한 인간의 여정을 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 주로 페미니즘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이 쓴 ‘근본없는 페미니즘’(이프북스)은 2015년부터 시작된 메갈리아와 현재의 워마드까지 한국사회의 온라인 페미니즘을 기록한 책이다. 옹달샘 사건부터 소라넷, 맥심코리아 표지 논란 등 최근까지 논쟁이 되고 있는 젠더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율리아 코르비크가 쓴 ‘Stand Up’(숨쉬는책공장)은 페미니즘의 기본적인 개념들과 역사, 페미니즘 운동 등을 이야기한다. 페미니즘을 차근차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우선 성차별, 성추행, 성폭력이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하면 사라지도록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또 제모, 다이어트, 식이장애, 피임, 낙태 등 유독 여성과 관련해 생기는 현상 혹은 문제를 짚어본다.

‘남편은 내가 집에서 논다고 말했다’(마음의숲)는 전업주부와 워킹맘 사이에서 방황한 최윤아가 쓴 책이다. 이 책은 육아맘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라 돈 벌지 않고 살아본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왜 결혼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쉽게 일을 포기하고 집으로 들어가는지와 결혼 후 아이를 위해 또는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주부가 된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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