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봉태규 "코믹이미지에 갇혀 10년 기다린 끝에 만난 악역"

  • 입력 2018-03-23 00:00  |  수정 2018-03-23
"주인공 교체, 작품 잘 마무리되기만 바랐다…'슈돌' 출연은 고심 끝 결정"

 "마지막에 죽어서인지, 집에 돌아와서 굉장히 마음이 헛헛했습니다. 갑자기 울컥해서 울기도 했죠."


 SBS TV 수목극 '리턴'에서 악함과 비굴함에 '똘기'까지 장착한 김학범 역으로 열연한 배우 봉태규(37)를 2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만났다.


 2000년 영화 '눈물'로 데뷔한 봉태규는 '광식이 동생 광태'(2005) 등 다수 영화와 '논스톱4'(2003) 등 드라마에서 개성 있는 외모를 무기로 한 코믹 연기로 활약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선택한 '리턴'에서 그는 그간의 이미지를벗고 악인으로 변신, 데뷔 18년 만에 또 다른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봉태규 역시 이러한 부분에 가장 큰 의미를 뒀다. 
 
 "악역을 정말 해보고 싶었지만 제가 기존에 가진 이미지 때문에 그럴 기회가 거의 없었죠. '리턴'을 하기 전에 고민도 많이 했어요. 보시는 분들이 어색해 할까 봐요. 그런데 다행히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매우 좋아요. 사실 제 대표작이 오랜 기간'광식이 동생 광태'에 머물렀잖아요. 드디어 바뀐 건데, 제 입장에서는 10여 년을 기다린 순간이 바로 '리턴'이고, 학범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그러면서 "제가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기가 2007~2008년 무렵인데, 여러 일이 있었고 의도하지 않게 공백이 길어졌다"며 "그런데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많은 사랑을 받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분이 좋다. 절 캐스팅해준 제작진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봉태규는 학범을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느냐는 물음에는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고 연기한 게 오히려 자연스럽게 비친 것 같다"고 답했다.


 "기존 국내 드라마에서 재벌 악역이 많이 등장했잖아요. 그것들과 겹치지 않을 방법을 고민했어요. 그래서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고 천진난만하게 했죠. 심지어 시체를 묻으러 갈 때 그렇게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전 그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덕분이죠. 악행을 저지르는 장면들을 일부러 더 편안하게 연기했고, 일상처럼 보이길 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학범은 상대를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존대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누군가를 하대하는 게 물리적인 폭력보다도 가장 폭력적인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부분도 신경 써서 연기했는데, 시청자들께서 '봉태규가 저런 역할도 설득력 있게 할 수 있구나' 하고 봐주셔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패션에 남다른 조예가 있기로 유명한 봉태규는 이번 작품에서 의상 등 스타일링에도 직접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장면도 허투루 넘어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악벤져스'로 불리며 함께한 신성록, 박기웅, 윤종훈에 대해서는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특히 성록이는 부딪히는 장면이 많아 항상 통화하며 지냈다"고 했다.


 방송 내내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공고하게 지킨 '리턴'은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로 비판받기도 했다.


 봉태규는 "'악벤져스'의 입장에서는 살면서 어떤 선택을 해도 별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런 지적을 당연히 이해한다. 제작진도 신경을 많이 썼다. 배우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대해서 스스로 검열을 하면 안 되지만또 지상파 작품이다 보니 제작진과 상의를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리턴'은 중간에 주인공 최자혜를 연기하던 고현정이 하차하고 박진희가 바통을 이어받는 불미스러운 일도 겪었다. 봉태규는 "워낙 큰일이어서 조심스럽고 직접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며 "다만 저는 전후 사정을 떠나 작품이 잘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고 짧게 언급했다.
 

 봉태규는 조만간 KBS 2TV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도 출연한다. 그는 사진작가 하시시 박(본명 박원지)과 2015년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 전에도 출연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이제 27개월이 돼서 직접 물어봤어요. 수차례 'TV에 나오고 싶니' 물어봤는데 한 번도 아니라고 대답한 적이 없고, 매번 '응'이래요. (웃음) 사실 제가 작품을 하면서 육아와 살림에 제 몫을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아내와 아이에게 미안한 게 있었어요. 마침 그럴 때 제의가 와서 하게 됐어요."


 그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는 "연기 공백기에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생각했다"며 "멜로도 하고 싶고, 20대 때와는 또 다른 감성으로 로맨틱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잘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도 있다. 아내에게도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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