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롤하우스, 타지역서 주문 90% 넘어…소비자 맞춤형 롤케이크로 전국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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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정기자 손동욱기자
  • 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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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인 ‘앨리롤하우스’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매주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치며 재능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앨리롤하우스 직원들이 롤케이크와 마카롱 등을 만들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남호훈 대표
대구 중구 달성공원 인근의 한 골목 사이를 돌고 돌아 겨우 찾았다. 지난해 연매출 1억원을 넘긴 기업치고는 소박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60㎡ 남짓한 공간에 빵 굽는 향기가 가득했다. ‘앨리롤하우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문구와 그림을 넣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롤케이크’를 제작해주는 업체다. 특색 있는 아이템 덕에 서울 등 타 지역에서의 주문이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앨리롤하우스가 유명한 이유는 또 있다. 지역의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제과제빵기술을 가르쳐주고,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날 앨리롤하우스에서 직원들과 분주하게 움직이던 남호훈 대표(34)는 “오늘은 마침 대구청소년창의센터 ‘꿈앤쿰’(남구 대명동)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베이킹클래스가 있는 날”이라며 “직원들이 재료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고 했다.

대구 달성공원 골목 인근에 자리
수제 롤케이크로 여성고객 공략
작년 연매출 1억 넘기며 급성장
매주 베이킹 클래스로 재능나눔
청소년에 배움·체험 기회도 제공
“대구, 사회적기업 지원이 많은 편
행정절차 간소화하면 더 좋을 것”

◆학교 밖 청소년에 재능 나눔

남호훈 대표는 2015년부터 수성구 범어동에서 같은 이름의 작은 카페를 운영해왔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과 희망을 주자는 생각에 사회적기업이 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인증을 받을 수 있을지 두려움이 컸다. 2년 정도를 망설이기만 하다 가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자 다시 도전할 마음을 갖게 됐다. 마침 대구대가 공모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게 됐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게 된 셈이다.

그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베이킹 재능나눔을 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해지고, 롤케이크의 타 지역 주문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임차료가 저렴한 이곳으로 옮겨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으로 발을 내딛기 전, 그도 남들과 다르지 않게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가까운 가족 중 학교 밖 청소년이 생기고, 함께 일을 하면서 그러한 인식이 차츰 깨졌다.

남 대표는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획일적인 교육에 답답함을 느낀 데다 선생님과의 갈등이 겹치고, 학교가 이를 제대로 보듬어주지 못하면서 결국 나오게 된 것이었다”며 “다행히 지금은 베이킹 전문가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호주에서 열심히 유학하고 있지만, 당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해보게 된 계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매주 한 번 학교 밖 청소년과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베이킹클래스를 열고 있다. 일종의 재능 나눔인 셈이다. 그는 “사실 처음엔 편견 때문에 걱정을 했지만, 막상 현장에서 만나보니 생각보다 순수하고 착하고, 배우려는 의지와 열정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일반적인 인식처럼 남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사고를 친’ 경우보다 무기력하거나 적응을 잘 못하는 등 개인의 심리에서부터 시작된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소극적이었던 아이들이 베이킹클래스를 진행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고, 여러 감정을 표현해줄 때 무척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렇게 용기를 얻은 아이들이 지난해 스스로 해외문화재 환수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목표금액인 100만원을 달성했고, 취직에도 성공했다. 그는 “작은 성취감이 반복되면서 점차 달라져가는 모습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우리가 하는 사업을 통해 거창하게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선입견을 개선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함께 일하는 친구들에게 같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이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꼭 제과제빵 분야로 진로를 추천하진 않는다. 다만 환경상 배움과 체험의 기회가 적은 이들에게 그 기회 자체를 제공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용창출 늘려갈 계획

지난해 8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 당시 2명이었던 앨리롤하우스의 직원은 7개월 만에 6명으로 늘었다. 현재 대표 2명을 포함한 직원 8명 모두 2030세대라서 어느 기업보다도 근무 분위기가 활기차다는 것이 직원들의 얘기다. 남 대표는 “학교 밖 청소년 3명이 함께 일하다 최근 검정고시 준비로 그만뒀다”며 “앞으로도 젊은 층 위주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매출 1억4천만원을 기록한 앨리롤하우스는 인스타그램 등 SNS 홍보채널만 5개를 운영 중이다. 기념일 등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세상에 하나뿐인 수제 롤케이크’라는 아이템으로 20~30대 여성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

앨리롤하우스 홈페이지나 SNS 메시지 등을 통해 원하는 그림과 문구를 주문하면 직원들이 색색의 반죽을 이용해 직접 그림을 그린다. 국내에선 최초의 아이템이어서 따라 하는 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겼다가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다. 그는 “합성보존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다. 냉장보관 기준으로 택배 수령 후 이틀 정도”라며 “모두 수제로 이뤄지다 보니 하루 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주문을 추가로 못 받을 때도 있다. 어떤 고객들은 8월에 있는 기념일에 선물할 케이크를 연초에 미리 주문해놓기도 한다”고 했다. 또 “소량 생산은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정성이 가득한 선물로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직원 사공문영씨(29)는 “전부 수작업으로 이뤄지니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 힘들 때도 있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동감하고 또 맛있다며 주문해주는 고객들을 보면 힘이 절로 난다”며 “당일 주문받은 수량을 생산해 바로 택배로 보내기 때문에 신선도와 맛은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킹클래스에 직접 가보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서 의지와 열정이 느껴진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더 주고 싶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고 했다.

남 대표는 “대구가 타 도시에 비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이 많은 편”이라며 “특히 대구사회적기업지원센터, 커뮤니티 등 중간단계 조직 구성과 유관기관 간의 연계가 잘 돼 있다”고 했다. 또 “다만 어려운 점이 있다면 사회적기업과 관련한 행정적인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는 것이다. 부정수급 등을 막기 위한 규제겠지만, 일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을 만큼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사회적기업이지만 어느 정도 수익이 나야 직원들의 임금도 줄 수 있는데,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이어 “올해 하반기쯤 작업장 옆 공간을 확장해 음료 판매도 늘리고, 예전 개인 카페에서 진행했던 선물용 롤케이크 만들기 체험도 다시 해볼 생각이다. 공간 확장에 따라 직원도 좀 더 채용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언젠가는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셰어하우스를 만드는 게 꿈”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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