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코노미’ 날로 커지는 반려동물 관련시장

  • 이연정
  • |
  • 입력 2018-03-24 07:50  |  수정 2018-03-24 07:50  |  발행일 2018-03-2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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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텔 앰배서더 대구는 반려견 동반 가능 객실인 ‘펫블리룸’을 운영 중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 제공>


2016년 기준 시장규모 2조3천억
2020년에는 6조원 육박 기대
강아지 일색에서 고양이 인기↑
작년 반려묘 233만마리 집계
칫솔·배변유도제 등 전용품과
연어·게살 등 통조림 종류 다양

홍삼성분 사료 등 고급상품 확대
반려동물 입장가능 호텔 룸 등
프리미엄 마케팅 시장성장 견인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늘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유통·호텔업계가 너도나도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펫코노미(펫+이코노미)’라고 불릴 만큼 거대한 규모로 성장해가는 추세다.

◆반려묘 시장 급성장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등록 반려동물은 총 97만마리로, 미등록 반려동물을 합하면 150만마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업계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를 2016년 2조3천억원대로 추산했다. 2012년 9천억원에 비하면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반려동물 증가에 따른 것으로, 올해 3조원을 넘어선 뒤 2020년에는 6조원까지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용품 관련 소매업 매출액 또한 2006년 1천676억원에서 2014년 3천848억원으로 늘었고, 동물병원 카드결제 금액도 2012년 4천628억원에서 2016년 7천864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강아지가 대부분이던 반려동물 시장에 고양이의 인기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반려묘 수는 2012년(116만마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33만마리로 잠정 집계됐다.

반려동물 관련 용품 시장에서도 고양이 용품 매출은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위메프에 따르면 반려동물용품 매출액 집계 결과, 지난해 매출이 2015년보다 69% 늘었다. 특히 고양이용품 매출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강아지 간식과 장난감은 각각 159%, 7% 증가한 반면 고양이 간식과 장난감은 각 197%, 26% 늘었다. 고양이 관련 전체 상품은 124% 늘었고, 강아지 관련 전체 상품은 118% 늘었다.

이마트도 올 들어 두 달간 반려묘를 위한 소품의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고양이 전용 칫솔부터 배변패드, 장난감은 물론, 배변 유도제 등 기존 오프라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없었던 상품도 갖추고 있어 인기가 높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특히 통조림 제품만 해도 고등어, 연어, 게살 등 종류가 수십 가지에 이르는 등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황지영 이마트 만촌점 반려동물용품 담당은 “1인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앞으로 수요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훨씬 다양하고 창의적인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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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에서 모델들이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펫푸드 ‘굿밸런스’를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프리미엄 시장 확대

펫코노미가 급격히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프리미엄’ 마케팅이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품과 서비스가 점차 세분화, 고급화되고 있다는 것.

위메프의 최근 분석 결과, 화학 첨가물이나 인공색소, 인공첨가물 등을 넣지 않은 프리미엄 수제간식은 전년 대비 105%, 프리미엄 사료는 20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 관계자는 “가족처럼 생각하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웰빙을 유지하기 위해 천연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다소 비싸더라도 좋은 사료와 간식을 사주려는 펫팸족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는 2015년 출시한 홍삼 성분을 함유한 사료 ‘지니펫’이 4개월 만에 1만세트 판매고를 올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오프레시’를, 2014년 우유팩 형태의 사료 ‘오네이처’를 선보였다. 반려동물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옥수수, 콩 등의 곡물 성분을 첨가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반려동물용품 시장의 프리미엄화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 고양이 가구 브랜드 ‘미유파리’는 고양이집을, 애견유모차 브랜드 ‘이비야야’는 유모차를 선보였다. 고양이가 용변을 보면 센서로 감지해 자동으로 청소해주는 고양이 전용 자동화장실 ‘리터 로봇’도 출시됐다.

대형 유통업계도 프리미엄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국내 최초 애완 토털 솔루션 전문점인 ‘몰리스펫샵’을 전국 곳곳에 운영 중이다. 최대 2천500개의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월 서울 강남점에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스토어 ‘집사’를 열었다. 전문 펫 컨설턴트들이 상주하며 반려동물 종류와 생애주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준다. 즉석에서 쿠키 등 반려동물 간식을 직접 만들어 먹일 수 있는 ‘라이브 키친’도 마련했다.

이외에 반려동물이 함께 드나들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호텔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는 가족친화정책의 연장선으로 반려견 동반 가능 객실인 ‘펫블리룸’을 운영 중이다.

펫블리룸 체크인 시, 사랑스러운 반려견을 위한 간식·장난감 등으로 구성된 웰컴 박스를 제공하고 객실 내에 애견 침대와 식기를 마련해준다. 숙박요금에 투숙당 1회의 추가요금(7만7천원)을 내면 이용이 가능하다. 최대 3박까지 9㎏ 이하의 반려견 한 마리만 동반투숙할 수 있다. 다른 투숙객과 마주칠 수 있는 공간에선 케이지에 넣어 이동해야 한다. 체크인 시 별도의 보증금을 지불해야 하며, 예방접종 확인서를 지참해야 한다. 전화 예약 후 이용 가능하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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