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이야기] 우리 아이 키 얼마나 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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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7 08:06  |  수정 2018-03-27 08:06  |  발행일 2018-03-27 제21면
“키, 유전요인 20∼30% 불과…영양·운동 등으로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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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 때 부쩍 늘어나는 상담이 있다. 이것은 바로 성장에 대한 문의다. 저출산 현상에 의해 보통 자녀수가 한두명밖에 되지 않아 자녀들의 키와 외모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커졌기도 한 데다 신학기가 되다 보니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성장에 대한 상담이 늘어나게 된다.

◆키 성장에 유전적 영향은 20~30% 불과

일반적으로 성장장애란 키가 또래 아이보다 잘 자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성인 예상키를 계산하는 방법은 개략적으로 남자아이는 (아버지키+어머니키)/2+6.5㎝, 여자아이는 (아버지키+어머니키)/2-6.5㎝로 예측할 수 있다. 그럼 부모의 키가 작으면 무조건 아이의 키가 작을까. 그것은 아니다. 물론 부모의 키가 크면 아이의 키가 클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전은 20~30% 영향을 주며 나머지는 운동, 질병, 수면,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인 요인이다.

실제로 일란성 쌍둥이가 각자 다른 집에 입양돼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후 어른이 되어 만났을 때 키가 15㎝나 차이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비록 유전적인 부분이 같아도 성장할 때의 영양학적인 상태, 스트레스, 수면, 운동 등 환경요인에 따라 최종 키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성장치료가 필요한 아이는 1년에 4㎝ 미만으로 자라는 아이, 소화기 이상으로 잘 먹지 않는 아이, 비만하면서 성조숙을 보이는 아이, 잘 자라다가 최근에 덜 자라는 아이, 면역력이 약하여 잦은 병치례를 하는 아이, 비염이나 아토피 등의 만성병을 앓는 아이, 또래보다 작은 아이, 골연령상 조기성장이 의심되는 아이 등이다.

◆소화능력이나 면역기능 이상도 성장 방해

성장치료 시기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남녀 모두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한 후 3~4년 사이 성장판이 닫히는 경우가 많다. 남자아이는 음모가 자라기 시작하고, 여자아이는 가슴에 몽우리가 생기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나면 보다 집중적으로 치료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학적으로 성장치료는 주로 저성장의 원인을 파악하여 근본부터 치료해주게 되는데 크게 선천성과 후천성 두 가지로 나누어서 진료하게 된다. 선천성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작은 체질 같은 것이고 후천성은 아이의 소화능력이나 면역기능, 비뇨기계의 이상 등 성장에 방해되는 요인을 말한다. 특히 선천적인 문제는 양의학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의학에서는 체질이라는 부분을 이용하여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래 아이보다 키가 작다면
성장판 닫히기전 성장치료해야
10시 이전에 잠자는 습관도 중요

편식·밥 잘 안먹으면 ‘비위’ 치료
예민하고 짜증이 많으면 ‘간·쓸개’
비만일땐 ‘위’의 열 다스리면 좋아


키가 잘 크지 않는 아이의 유형을 나누어 보자면 밥맛이 없어서 식사를 잘 하지 않거나 편식을 하고, 잘 체하는 등의 아이는 소화기가 약한 아이로 비위(脾胃·비장과 위)를 돋우는 치료를 해주면 되고, 면역기능이 약해 감기에 걸리면 잘 낫지 않고 찬바람을 쐬면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는 호흡기가 약한 아이로 폐(肺·허파)를 돋우는 치료를 해주면 도움이 된다.

소변을 자주 보고 종종 새벽에 소변을 보러가며 소변을 잘 못 참는 아이는 비뇨기가 약한 아이로 콩팥을 돋우는 치료를 해주면 도움이 된다. 잘 놀라고 겁이 많거나 꿈을 많이 꾸거나 예민하고 짜증을 잘 내는 아이는 정신신경계가 약한 아이로 쓸개와 간을 치료해 줘야 한다. 또 식욕이 지나치고 비만한 아이는 순환을 좋게 하고 위의 열을 치료하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주3회 성장판 자극 운동이 성장에 도움줘

통계학적으로 성장이 멈추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영양상태가 예전보다 좋아졌고,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인스턴트 음식과 환경호르몬에 노출이 많아졌고,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예전보다 많아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각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게 하며 편식을 하지 않고 영양학적으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인스턴트 음식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또 줄넘기나 가벼운 달리기, 수영, 농구 등의 운동은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에 도움이 되므로 1주일에 3회 정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

성장에 유익한 호르몬은 수면 중에 많이 분비되므로 밤 10시 이전에 자는 습관을 들이며 충분한 수면시간을 지켜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성장호르몬 분비가 줄어 성장에 방해가 되며, 비만한 경우 조기에 비만치료를 해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승아 박사 (대구시한의사회 특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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