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스타일난다’의 4천억 신화

  •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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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3   |  발행일 2018-04-13 제22면   |  수정 2018-04-13
[미디어 핫 토픽] ‘스타일난다’의 4천억 신화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

‘나는 노는 물이 달라.’

2005년 22세의 젊은 여성이 만든 온라인 쇼핑몰이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 그룹에 4천억원 가격으로 매각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지난 10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스타일난다’가 등장했다. 이 쇼핑몰의 김소희 대표는 2년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비서로 직장생활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김 대표의 성공신화는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싹텄다. 동대문시장에서 사온 원피스의 주문이 폭주하자 자신의 눈에 예쁜 게 남들 눈에도 예쁘다는 걸 깨달았다. 속옷 가게를 운영하는 어머니를 도와 속옷도 온라인에서 팔았다. 매출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자신감을 얻은 모녀는 여성 의류 쇼핑몰 ‘스타일난다’(스타일이 멋지다)를 공동창업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1세대다.

스타일난다는 처음부터 꽃길을 걷진 못했다. 2011년까지만 해도 매출은 300억원이 넘었지만 영업손실을 5억원 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26세 때인 2009년에 론칭한 색조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3CE는 고객 반응에서 힌트를 얻어 시작한 것이다. 김 대표가 직접 메이크업한 모델의 사진을 광고로 내걸었더니 “립스틱은 어떤 걸 썼나요? 아이섀도는 어느 브랜드예요?”라는 문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트렌드 색을 감각적으로 뽑아내는 재능을 가진 김 대표는 고객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화장품 제조기업인 한국콜마를 직접 찾아가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회사가 내건 슬로건처럼 노는 물이 다르게 사업을 확장했다. 3CE는 한류 바람을 타고 승승장구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10대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3CE를 꼽았다고 보도했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선호하는 브랜드 1위로 뽑기도 했다. 3CE는 스타일난다의 2016년 매출액 1천287억원 중 절반 이상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일난다 매각을 맡은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로레알 그룹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스타일난다의 지분은 김 대표가 100% 갖고 있는데, 이 중 70%를 매각할 예정이다. 금액으로는 4천억원 정도다. 김 대표는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주주로 남아 브랜드 기획과 제품 디자인 개발을 할 계획이다.

한 네티즌은 “요즘 유럽에서도 한국 화장품 인기가 대단하다. 이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매각하는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창업 성공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러나 김 대표의 비법은 아주 간단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력사에) 줄 것 주고, (고객에) 받을 것 받고, (국가에) 낼 것 내면 성장하더라”며 정직한 사업을 강조했다.
윤제호 뉴미디어본부장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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