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화제] 상주여성농민회 목요장터

  • 이하수
  • |
  • 입력 2018-04-14 07:38  |  수정 2018-04-14 09:42  |  발행일 2018-04-14 제8면
소득창출 어려운 소규모 농가 “직거래 장터로 극복해요”
20180414
상주여성농민회가 지난 12일 올해 첫 문을 연 상주 목요장터에서 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산물과 음식을 고르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 정책은 대농(大農) 위주입니다. 소농(小農)들은 소득 창출이 매우 어려운 구조지요. 특히 여성 농민은 조건이 더 안좋아서 농사를 지어도 제 값을 받을 수 없는 환경입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해보자며 뜻을 모아 만든 게 직거래 장터입니다.”

상주 목요장터가 지난 12일 올해 첫 문을 열었다. 목요장터는 2012년부터 상주여성농민회(회장 신성남)가 매주 목요일에 여는 직거래 장터다. 봄 제철 농산물이 나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상주시문화회관 앞 마당에서 펼쳐진다. 초기엔 외서면 봉강리 ‘언니네 텃밭’ 회원들이 상추·부추 등 유기농 신선 채소와 반찬거리를 내놓았다. 날이 갈수록 소비자 반응이 좋아 장터가 활성화됐다. 참여 농가가 늘어 지금은 65농가에 이르고 있다.


4∼11월 문화회관 앞 개장
2012년 시작 65농가로 확대
소규모 친환경 농산물 판매
가격은 품질에 맞게 유지
1회 농가당 수입 8만원 불구
장터 지탱하는 소중한 수입


“목요장터를 찾는 손님이 많아져서 언니네 텃밭 회원들만으론 물건을 대기가 힘들었는데, 마침 로컬푸드협동조합이 결성돼 함께하는 장터가 됐습니다. 조합원 대부분이 소농이고 귀농인들이 많은데 이들 대부분이 유기농을 하기 때문에 농산물을 자신있게 내놓고 있습니다.”

신성남 상주여성농민회장은 “목요장터의 원칙은 친환경 농사를 짓는 소규모 농민들이 자신들이 먹는 농산물과 반찬·양념류를 제값에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장 장터에 나온 농산물은 사위한테도 안준다는 첫 부추와 달래·쑥·두릅을 비롯해 봄나물, 채소, 무말랭이, 장아찌, 된장, 고추장 등이었다.

목요장터 매출은 1회 평균 170만원 정도다. 한 장에 20여 명이 참여하므로 농가당 수입이 7만~8만원에 불과하다. 농산품을 많이 낼 수 없는 고령 회원들은 1천~2천원 하는 상추·달래 5~6봉지를 가지고 나오기도 한다. 많은 시간을 들여 가꾸고 다듬고 출하해서 겨우 1만~2만원을 손에 쥐는 것이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소중한 수입이다. 이는 목요장터를 든든히 받쳐주는 버팀목이기도 하다.

생산자들은 돈에 욕심을 안내고 자신과 가족이 먹는 농산품을 내놓는다.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이유다. 단골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가격이 생산량의 많고 적음에 따른 변동도 작다. 품질에 맞는 적정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참기름·고춧가루 등은 장이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매진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고정고객은 다음 장에 살 것을 예약하기도 한다.

신 회장은 “제주도와 김제·진주 등에서도 이 같은 장터가 열리고 있다. 경북지역에선 상주 목요장터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믿음으로 만나는 장이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상주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하수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