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역사·인물, 유적지 현장서 이야기로 만나세요”

  • 이효설,이현덕
  • |
  • 입력 2018-04-16 07:38  |  수정 2018-04-16 07:52  |  발행일 2018-04-16 제15면
■ 대구시교육청 ‘팔공산 역사문화 이야기’
초·중·고 대상 체험학습…11월29일까지
20180416
대구시교육청과 대구시가 공동주최한 ‘팔공산 역사문화 이야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성동초등 학생들이 지난 10일 대구방짜유기박물관에서 1930년대 평안북도 정주군 납청마을 유기공방 모습을 재연한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180416

지역의 역사문화자산에 대한 학습이 최근 체험학습, 협업을 중시하는 새로운 교육과정의 도입으로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시교육청과 대구시는 오는 11월29일까지 지역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팔공산 역사 문화 체험학습’을 실시한다. 많은 학생이 지역에 있는 역사문화자산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은 물론 배우고 느낀 것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독창성, 융합적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초등생

코스별로 옛날 이야기 같은 역사
인상적 장면 만화로 그리며 흥미


“신숭겸 장군 유적지가 대구시 기념물 제1호였다니.” “왕건을 구하려고 변장까지 하고 적군과 싸웠대”.

성동초등 4학년 학생 120여명은 지난 10일 오전 팔공산 역사 문화 체험 학습에 참여했다.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프로그램은 ‘체험 코스’.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코스별로 역사적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며 ‘창의 실행’을 해보는 것이다.

가장 먼저 팔공산 전투의 핵심 지역인 불로동, 지묘동 일대 신숭겸 장군 유적지에 들렀다. 통일신라 말기, 왕건의 고려군과 견훤의 후백제군이 벌인 팔공산 전투의 핵심지역이 이 일대다. 이 전투에서 왕건의 목숨을 구하고 전사한 신숭겸 장군의 유적지는 팔공산 전투의 혁심지역이다. 전문 해설사가 팔공산 각 지역의 명소를 재밌는 이야기로 들려주자 학생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어 학생들은 맛있는 점심을 먹고 대구방짜유기박물관, 파계사, 동화사를 잇따라 찾아 지역의 역사를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익혔다. 전부 둘러보는 데 3시간 정도 걸렸다.

성동초등 한 학생은 “역사 책에서 신숭겸 장군 이야기를 읽었지만 별로 실감이 안 났다”면서 “신숭겸 유적지에서 장군의 전투 이야기를 들으니 훨씬 재미있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코스를 둘러본 뒤 가장 인상에 남는 이야기 속 장면을 만화, 그림으로 그렸다. 평소 역사를 지루해하던 학생들도 신숭겸 장군을 만화로 그리면서 흥미를 느꼈다.

이날 학생들을 인솔한 최선희 교사는 “체험 전 팔공산 역사에 대한 조사학습을 마쳤으며, 현장에서 해설사가 역사를 재밌는 이야기를 전하듯 해줘서 아이들이 즐거워했다. 문자로 익히는 것보다 역시 현장서 보고 익히니 생동감이 있었다. 다녀와서 쓴 일기를 보니 흥미로웠다는 아이들이 적잖았다”고 말했다.

팔공산 역사문화 체험학습은 이날 성동초등 학생들을 시작으로 이달 중 가창초등, 범어초등, 덕성초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봉무초등, 대청초등, 팔달초등 등이 팔공산 역사문화를 체험한다.

◆중학생

파계사서 영조 생애·업적 학습 등
역사 인물과 자기 미래 상상·비교


중학생은 ‘(주제 및 스토리가 있는 미션을 해결하는) 공동체 참여형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신숭겸장군유적지, 대구방짜유기박물관, 파계사, 동화사, 용진마을을 찾아 체험학습을 한다. 파계사에서는 영조의 출생 설화와 탕평책·균역법 등 그의 업적에 대해 학습하며, 박물관에서는 투호 던지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전통 유물을 학습할 예정이다.

이 코스에서는 코스별로 인물에 대한 주제를 부여하고, 각 주제의 인물 스토리를 통해 글 한편을 써서 학교에 제출하도록 한다. 즉 학생이 팔공산 역사문화 체험을 통해 알게 된 역사적 인물과 나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비교해 보고 ‘나의 꿈! 장래희망 소원지’를 작성하는 것. 양식과 분량은 자유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 암기과목으로 인지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역사를 체험하고, 역사적 인물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는 등 사고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는 “중학생들이 지역의 역사 체험을 하면서 지역의 뿌리에 대해 학습하는 것은 물론 역사적 인물의 생애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한번쯤 그려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고교생

코스별 유적지 취재후 기사 작성
신문 만들어 수업시간 발표 공유

고교생은 팔공산 홍보 기자단 역할을 몸소 맡는다. ‘연구 코스’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팔공산 일대 유적지 등을 둘러본 후 7명씩 팀을 구성, ‘팔공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기사를 작성한다. 각 명소의 독특한 역사와 스토리가 주요 소스가 되며, 전문 해설사를 통해 궁금한 점을 직접 취재해 한편의 기사를 제출하는 것이다.

마치 자신이 실제 기자가 된 것처럼 체험학습의 코스별 장점과 단점, 팔공산이 보완해야 할 점 등 기자의 시각에서 비판해 보는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기사를 쓰는 것은 물론 사진을 찍어 편집을 해 신문 4면을 직접 완성시키는 과정도 거친다. 신문이 나오면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해보면서 다른 팀들의 기사를 공유하며 다양한 생각들을 나누는 시간도 갖게 된다.

이 코스는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고교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특히 역사 분야 진로를 고민 중인 학생들이 체험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효설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이현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