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봄 불청객의 습격…눈은 뻑뻑, 콧물 줄줄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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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7 07:49  |  수정 2018-04-17 08:45  |  발행일 2018-04-17 제20면
■ 봄철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 2題
20180417

대한민국의 하늘이 온통 뿌옇다. 마스크를 쓰고 출퇴근하는 풍경이 이제 일상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6년 발표한 ‘대기 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미세먼지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60년 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다는 기상 예보에 눈과 코, 입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1. 안구건조증

황사·미세먼지·건조한 날씨 원인…충혈·작열감·이물감 등
병인 따라 치료법도 달라…눈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 점안을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먼지 입자로 이뤄진 대기오염물질이다. 또 황사는 아시아 중심부에 위치한 사막과 황토 고원지대에서 발생한 작은 모래 먼지로 강한 바람에 의해 상승해 이동한 후 다시 지상으로 떨어진다. 미세먼지와 황사에는 각종 오염물질 및 중금속 물질이 있어 눈처럼 예민한 기관은 각막 및 결막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건조한 봄 날씨는 안구 표면의 눈물을 빠르게 증발시켜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해 눈물 구성성분의 균형이 어긋나서 발생하는 안질환이다. 눈물 생성 기관에 염증이 생기거나 지질막 성분이 부족해서 발병할 수 있으며, 특히 급격한 기온 및 습도의 변화와 미세먼지·황사로 봄철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대표적인 안질환이다.

평소 눈이 쉽게 충혈되거나 작열감·이물감이 동반될 때, 눈을 뜨고 있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때에는 안구건조증을 의심하고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의 병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고, 또한 약제 부작용이나 내과적인 질환 등과 관련성이 있다.

진한 눈화장을 하거나 오랜 시간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에 노출되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 안구의 눈물이 증발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을 할 때는 중간중간 적당한 휴식을 취하거나 먼 곳을 바라보면서 눈을 쉬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등산 등 외부 활동을 할 때는 모자나 안경 등을 착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야외활동 중 눈이 가렵거나 따갑더라도 맨손으로 비비지 않아야 하며, 안구건조증 개선에는 비타민A와 오메가3 지방산 등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를 함유한 식품을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눈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져온다. 눈 또한 점막 조직을 가지고 있고, 미세먼지는 점막 조직에 자극을 주어 염증을 일으키므로 각종 안구 표면의 염증성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미세먼지나 황사 발생 시 외출 후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눈을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안약)을 점안하거나 눈꺼풀 세정제를 사용해 깨끗이 해야 한다. 안약을 사용하기 전에는 먼저 손을 깨끗하게 씻고 안약 용기의 끝이 눈꺼풀이나 속눈썹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일회용 안약은 개봉한 후 즉시 사용하고 남은 액과 용기는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미세먼지가 많으면 렌즈로 인해 눈이 건조해지면서 충혈·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8시간 이상 장시간 착용은 피한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했다면 외출 후 렌즈를 즉시 빼고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세척하는 것이 좋다.

2. 알레르기 비염

산업화로 유병률 2배 늘어…전체 비염 환자 중 과반수 차지
비내시경·알레르기검사…병인 피하는 게 최고 예방·치료법

알레르기 비염은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유병률이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집중력 저하와 성장장애 등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성인은 삶의 질 저하와 노동력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질환이다.

비염은 코점막의 염증성 질환으로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이 중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전체 비염 환자 중 과반수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은 통년성과 계절성으로 분류한다.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곤충 또는 개나 고양이의 털에 의해 발생하며,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다양한 종류의 꽃가루나 곰팡이 등 옥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황사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나 중금속 등이 코점막을 더욱 자극하여 재채기, 맑은 콧물, 코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또한 봄의 심한 일교차로 인해 비염 증상들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이자 치료법은 알레르기 비염을 야기하는 원인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예방법이 필요하다. 먼저 봄철 꽃가루가 날리고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서는 창문을 닫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좋으며,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부득이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나 보호안경·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귀가 후에는 곧바로 손을 씻고 세면하여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실내의 온도와 습도를 20℃, 50% 이하로 유지하고 패브릭 소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집먼지 진드기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

증상이 심하다면 약물을 복용하여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좋으며, 약물을 복용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수술이나 면역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술 치료는 입원 없이 대부분 국소마취하에서 통원수술로 시행하며, 수술 후 코막힘이나 맑은 콧물 등의 비염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인자에 대해 면역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을 개선시킬 수도 있다.

봄철에 여러 요인으로 기승을 부리는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비내시경 검사와 알레르기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전문의와 원인 물질이나 비염에 대한 적절한 상담을 시행하고, 더불어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병행해야만 삶의 질 저하 없이 봄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건강관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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