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 살맛나는 사회 만들어가는 시골의사

  • 글·사진=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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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8   |  발행일 2018-04-18 제13면   |  수정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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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평해에서 연세가정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이종규 원장이 자신의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울진군 평해읍에서 연세가정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이종규 원장(68). 의사로서의 사명감으로 의료봉사를 즐기는 이 원장은 봉사와 희생정신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게 된다고 강조하면서 열성적인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 의사는 진료실을 박차고 나와야 한다”는 말에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었는데 “진정한 의사는 왕진가방을 메고 환자를 찾아 진료해야 한다”는 설명이 가슴에 와닿는다. 시골에서는 아직도 급하게 왕진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왕진 요청 후 가방을 챙기는 것은 한 걸음 늦다는 것이 이 원장의 소신이다. 그는 시골이라는 지역적인 특성과 환자의 상태를 짐작, 미리 왕진가방을 챙겨놓고 있다.

이 원장은 평해에 안착하기 전까지 여러 나라에서 의술을 펼쳤다. 1993년 12월 외교통상부 소속 정부 파견 의사 자격으로 미얀마에서 2년간, 1996년에는 뉴질랜드 요양원에서 각각 근무했다. 2001년 미국 9·11테러 때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소명을 위해 세계 각국의 의사들과 함께 헌신했다. 간질·결핵·빈혈·발육부진·선천기형 등의 환자들과 어울려 생활한다는 것은 사명감 없이는 힘든 일이었다.

이 원장은 네팔에서 시집온 다문화여성이 진료를 받으러 왔다가 고향에 있는 친정어머니의 치료를 부탁한 것을 계기로 네팔 의료봉사에 애착을 갖고 7년째 지원하고 있다. 그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듈리켈시에 자리한 작은 학교에 의료봉사 활동과 문화교류 차원에서 악기를 지원해 주고 있다.

울진 평해읍 연세가정의학과
68세 이종규 원장 열정적 활동
시골특성상 왕진가방 상시준비
미얀마·뉴질랜드 등에서 진료
네팔 7년째 의료 등 각종 지원

학교에서는 이 원장이 지원해준 악기로 밴드부를 구성,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음악을 통해 소통하도록 하고 있다. 이 학교는 네팔 유일의 밴드부가 있는 학교,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학교, 지진에도 휴교하지 않는 학교, 모교에서 교편을 잡을 수 있는 학교 등으로 소문이 나면서 듈리켈시에서 손꼽히는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울진 두루지야 악단과 김해시 두루지야 플루트 연주단도 이 학교에 커다란 도움을 줬다. 국내 한 시인의 도움으로 탁구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매년 11월 일주일 휴가를 이용해 이 학교를 방문한다. 여력이 있을 때까지 계속 지원해서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자기 발전과 정서 함양을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자신보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이 원장의 다짐에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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