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 골목, 소소한 사치·감성소비·문화체험으로 승부수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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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1 07:59  |  수정 2018-04-21 07:59  |  발행일 2018-04-21 제11면
골목경제의 성공사례

골목경제 활성화는 바로 그 도시의 발전과 직결된다. 특히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유도하는 해법은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이해해야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때문에 골목경제는 젊은층의 ‘다운타운(도심) 라이프스타일 경제’로도 통용된다. 국내에서 다운타운 라이프스타일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출현했다. 홍대 주변 골목상권이 서울의 새로운 청년문화 중심지로 떠오른 것.

홍대 주변 골목에서 접하는 소소한 사치, 감성 소비, 문화 체험 등은 골목길이라는 공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기반 위에 지하철 2호선 홍대 입구역과 합정역 인근에 ‘홍합밸리’가 들어섰다. 일약 벤처 창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른 것. 분위기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데다 인근에 대학이 많다는 장점 때문에 유능한 인재를 구하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들이 몰려들었다. 그런 스타트업 기업이 200개가 넘는다. 강남 테헤란밸리와 구로 G밸리와 함께 서울 3대 창업중심지가 됐다.

홍합밸리가 태생할 수 있었던 것은 당장은 뛰어난 기술이 없어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홍합밸리는 페스티벌도 성대하게 연다. 아티스트·창업가·소상공인이 만나 홍대 문화를 즐기며 스타트업 동향과 정보를 공유하는 식이다.

2014년쯤부터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새로운 골목상권으로 급부상했다. 무려 250개의 소셜벤처가 둥지를 틀었다. 지역사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청년창업가들과 함께 컨설팅 업체 및 투자기관 간 협업체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설립자가 이곳에 소셜벤처 투자기업을 창업한 게 성수동 벤처붐의 실질적 계기였다.

대구는 국내 대도시 중 유일한 단일 도심인 ‘동성로’를 중심으로 김광석길(중구 대봉동) 등 1천여 개의 크고 작은 골목길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2010년 조성된 김광석길의 경우, 낙후 구도심 활성화에 기여는 했지만 이후 임차료 상승으로 세입자(예술인) 등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역풍을 맞았다. 지난달에야 관련 조례가 마련됐다. 서울 성동구가 건물주와 임차인이 상생과 협력을 골자로 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정책을 실시한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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