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봄철 학교급식 식중독 예방 총체적 점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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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3   |  발행일 2018-04-23 제31면   |  수정 2018-04-23

최근 낮 최고기온이 30℃를 웃도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가 잇따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구미에서는 2개 초등학교 학생 232명이 복통·설사 등 식중독 증세를 보여 20일 결석했고, 이 가운데 26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한 초등학교는 학교급식 식중독 대응조치 매뉴얼에 따라 의심환자가 2명 이상이면 즉시 관할 교육청에 보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10명이 식중독 증세로 결석·조퇴를 했지만 정작 신고는 학생들을 진료한 병원의 간호사가 구미보건소에 했고, 학교는 점심 급식을 그대로 진행해 위생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경북도 역시 지난달 14개 반 44명으로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학교 급식시설과 매점·식재료 공급업체 등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벌였으나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과거보다 위생관리가 많이 강화됐다고는 해도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는 지금도 연례행사처럼 터진다. 지난해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더라도 2013년 이후 5년간 발생한 학교 식중독 발생 건수는 총 188건, 환자 수는 1만2천693명에 이른다. 대구경북의 경우 5년간 28건이 발생해 1천155명이 피해를 입었다. 연평균 230명의 학생이 학교급식을 먹고 식중독을 겪은 셈이다.

흔히 식중독 사고는 더운 여름철에 대부분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봄철에는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계절별 식중독 통계를 보면 봄철에도 적지 않게 발생해 경각심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올해는 일찍 찾아온 더위로 병원성 대장균 등 세균성 식중독균에 의한 식중독 위험이 높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식중독에 걸린 환자 6천331명을 분석한 결과 4~6월 봄철에 발생한 환자가 1천981명으로 31%를 차지했다.

식중독 사고는 60% 이상이 집단급식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특성상 감염병이 한번 발생하면 전파가 빠르고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엄격한 위생관리와 감독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교급식 종사자와 식재료 공급업체는 내 자식이 먹는 밥상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보건당국도 이참에 다시 한 번 학교급식 전반에 걸쳐 총체적 점검에 나서고, 구미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일반인들도 평소 식중독 예방 3대 요령인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를 생활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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