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核폐기 전까진 제재완화 없다고 말할 것”

  • 입력 2018-04-24 07:48  |  수정 2018-04-24 07:48  |  발행일 2018-04-24 제15면
5末6初 예상 북미회담 앞두고
WSJ, 백악관 관료 인용 보도
“北 신속하게 비핵화할 경우
모든 종류의 좋은 일 생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무기 폐기를 위해 신속히 행동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미 정부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의 대가로 상당한 수준의 제재 완화를 허락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힐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상당부분 폐기하기 전까지 제재 완화와 같은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신속하게 행동하고자 한다면 (보상은) 무제한일 것"이라면서 “모든 종류의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 폐기 속도와 제재 완화의 시간표가 북미정상회담의 두 가지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WSJ는 내다봤다. 이날 보도는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채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21일 이후에 나온 것이다.

북한의 결정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다만 핵 폐기가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을 고려한 듯 22일에는 “북한에 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먼 길이 남아 있다"며 “어쩌면 일이 잘 해결될 수도 있고 어쩌면 안 그럴 수도 있다.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WSJ도 북한의 결정서 채택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따라서 북한과 미국은 세기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무기 폐기와 방법을 놓고 계속 샅바싸움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WSJ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부활절 주말에 평양을 극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상대로 최대 몇 년이 걸릴 수 있는 시간표에 따라 양측이 함께 양보하는 내용의 단계적 합의를 제시했다고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중국 방문에서도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나중에 실행될 북한 핵무기 폐기 조치를 위해 미리 경제적, 외교적 양보를 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한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양측이 초기에 중대 양보를 한다는 이른바 ‘빅뱅’ 접근법을 선호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동결 그 자체는 쉽게 번복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초기 단계에서 이뤄진 조치가 쉽게 번복될 수 없도록 보장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단계적 합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전직 국무부 관료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미 양측이 핵실험장 폐쇄를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들 절차를 협상할 수 있으며, 이런 절차에는 국제 감시단의 북한 핵실험장 방문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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