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3D 인공관절 수술

  • 홍석천
  • |
  • 입력 2018-04-24 08:00  |  수정 2018-04-24 08:01  |  발행일 2018-04-24 제20면
환자 맞춤형 수술…부작용 줄이고 재활기간도 단축
20180424

지난 4월5일 대구 척척병원에서 김영순씨(가명·61)가 수술대에 올랐다. 무릎 관절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인공관절수술을 받게 된 김씨에게는 새로운 수술법이 시도됐다. 바로 척척병원이 대구경북에서 최초로 도입한 ‘3D 인공관절 수술’이다. 맞춤형인공관절 수술로도 불리는 3D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김씨는 지금 통증 없는 일상생활을 즐기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척척병원, 대구경북 최초 도입 ‘오차없는 수술’
무릎상태 정밀스캔 3D 프린터로 인공관절 제작
가상수술 통해 정확한 삽입위치 파악한 후 집도



◆관절염이란

20180424
대구 척척병원 신규식 원장

관절염이란 관절의 정상적인 기능이 손상돼 관절의 운동기능이 소실되면서 불안정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스 관절염이 있다.

최근에는 고령화와 스포츠 활동의 증가로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무릎관절은 몸의 하중을 버텨내야 하므로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염이 잘 발생한다. 무릎관절 내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이 닳아 없어질 경우 무릎퇴행성관절염을 일으키면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한다.

무릎퇴행성관절염환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무릎관절염진료를 받은 환자가 최근 5년 동안 약 41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고령화시대가 도래하면서 당연히 무릎관절염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무릎 관절염 초기에는 무릎이 시큰거리는 관절통과 부종 등이 있으며 차츰 진행돼 말기 단계에 이르면 관절의 강직 및 변형이 생긴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통증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중기에는 비수술적 치료 외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절골술, 관절내시경, 줄기세포시술 등)를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말기에는 손상된 연골과 무릎 관절을 대신할 인공구조물을 삽입하는 인공관절수술을 해야 한다.

척척병원 신규식 원장은 “말기 무릎관절염 환자는 대부분 O자형이나 X자형과 같은 변형이 발생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무릎 연골 병변의 두께, 모양, 하지 정렬에 맞는 인공관절 제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3D인공관절수술, 수술시간·출혈 줄여

인공관절은 환자의 몸 상태, 활동량, 수술 정확성 등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2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인공관절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인공관절의 환자 적합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환자 개개인의 무릎관절 상태나 모양, 크기가 다르지만 기존 인공관절 수술시 사용되는 도구들은 획일하게 제조돼 수술 후에도 일부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신규식 원장은 “인공관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수술실에서 환자에 맞게 뼈를 절삭하고 그에 맞게 삽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어느 부위를 더 자르고 덜 자르는 것을 의사의 경험에 의존하다 보니 오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사의 컨디션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맞춤식 인공관절수술이 도입되면서 정확도가 높아지고 인공관절수술의 부작용도 줄고 있다.

기존의 인공관절은 피부절개 후 뼈에 여러 기구를 고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정렬을 맞춰 뼈를 절삭했다. 하지만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 무릎연골병변의 두께 및 모양, 하지정렬에 맞는 맞춤형 가이드를 제작한다. 3차원 이미지를 통해 환자 무릎 모양을 정밀하게 측정해 수술도구를 제작, 오차 없는 수술이 가능하다.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은 우선 수술 전 MRI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무릎관절을 정밀하게 스캔한다. 그런 다음 MRI 등으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컴퓨터 3D 가상수술을 통해 정확한 하지정렬과 인공관절의 삽입위치 등을 파악하게 된다. 이후 인공관절 등 환자 맞춤형 수술도구를 3D 프린터로 실제 모형을 제작해 수술이 진행된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환자맞춤형 3D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한 신규식 척척병원장은 “무엇보다도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출혈이 줄면서 색전증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감소했다”면서 “또한 인공관절의 수명 연장과 회복 및 재활기간이 단축돼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글·사진=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홍석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