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진단]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구미시

  • 장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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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4   |  발행일 2018-04-24 제30면   |  수정 2018-04-24
한마디로 역동적 도시 구미
제2의 낙동강 기적으로
역동성을 승화시키려면
화합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
[화요진단]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구미시

최근 2년여에 걸쳐 구미시는 안팎으로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2016년 4·13 총선 구미갑에서 백승주 후보가, 구미을에서 장석춘 후보가 당선됐다. 나란히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공천을 받았다. 경북을 대표하는 도시에서 국회의원 두 명이 초선으로 교체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최근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섰던 남유진 전 구미시장이 아쉽게도 국회의원 출신 후보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 전 시장은 민선 3선에 12년, 부시장을 포함하면 14년여 동안 구미시를 이끌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 전 시장에 앞서 구미시장을 지낸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시장 3선, 도지사 3선을 마치고 오는 6월 퇴임을 한다.

과거 구미 출신 인재들은 차고 넘쳤다. 구미 출신이라면 대한민국 어딜 가도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한 시대를 풍미하던 리더들이 서서히 퇴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새로운 리더십의 교체기가 시작된 것이다. 최근 여야 가릴 것 없이 10여명의 인재가 구미시장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경북도내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다.

오는 6월13일이면 새로운 시장이 선출된다. 그러면 구미시는 국회의원 두 명과 시장이 모두 초선이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시기를 맞는다. 이를 지켜보는 구미시민은 리더십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 초선은 당내 역할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당일 때 당선됐지만 지금은 야당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보수가 집권했다면 몰라도 야당인 상황에서는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장 역시 제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최소 2년은 지나야만 문리가 트일 것이다. 구미 출신의 김 도지사가 재임했던 12년 동안 크게 홀대는 받지 않았지만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사법처리 등으로 구미시에는 의기소침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한 행사에는 사람이 아예 모이질 않는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힘이 있을 때는 행사장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과는 대조적이다. 구미시민들은 야박한 세상인심을 절절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이 ‘구미는 역시 구미’임을 나타내는 지표가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구미시민 42만1천799명의 평균 연령이 37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으며, 노령인구비율도 7.9%로 최저였다. 2015년 기준으로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5만7천926달러와 지역내총생산 29조1천억원을 달성했다. 경북도내 1위였다. 재정자립도(43.5%)와 산업단지 최대면적(38㎢) 또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구미시장과 국회의원들은 그래도 좋은 환경을 물려받은 것이다. 철강이나 자동차·조선 등 단일산업을 보유한 도시의 부침과는 달리 다양한 산업구조로 인해 펀더멘털이 매우 건실한 편이기 때문이다.

구미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일궈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난해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경북도내에서 가장 높았다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역동적인 도시’라는 점이다. 이러한 역동성을 ‘제2의 낙동강의 기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 구미시를 이끌 새로운 리더십의 요체는 바로 ‘화합’이다.

국회의원들은 선수에만 연연하지 말고 중앙정치무대에서 하루빨리 성장해서 나라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 신임 시장도 구미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매진하는 부지런한 머슴이 되어야 한다. 나무랄 데 없는 양호한 각종 지표를 받아들고서도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모두 단명할 수 있다. 서로 손잡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밤낮없이 뛰라는 얘기다. 구미시가 제2의 도약을 해야만 경북도가 웅비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장용택 중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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