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 경찰 눈썰미가 사건 해결 단서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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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6 07:33  |  수정 2018-04-26 07:33  |  발행일 2018-04-26 제9면
‘덥수룩한 곱슬머리에 검은색 백팩가방’
비슷한 옷차림 절도범 6개월만에 ‘덜미’

지난 16일 오후 3시쯤 대구 북구 태전동의 한 건물에서 CCTV 모니터를 주시하던 강북경찰서 류동춘 경사의 머릿속이 갑자기 바빠졌다. 낯익은 남성의 모습이 시야에 포착되면서다. 이날 류 경사는 공구절도사건 수사를 위해 건물 외부 CCTV를 확인 중이었다. 덥수룩한 곱슬머리에 검은색 백팩을 멘 남성의 모습. 류 경사는 재빨리 기억을 더듬었고, 그가 6개월전 손가방 절도사건의 용의자란 걸 직감했다.

류 경사는 휴대폰에 저장해둔 용의자의 모습을 재차 확인한 뒤 곧장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류 경사는 해당 남성을 불러 세운 뒤 불심검문했다. 류 경사가 사건 내용을 설명하며 휴대폰 사진을 보여주자, 이 남성은 이내 자신이 “맞다”고 자백했다. 3개월 동안 수사를 하고도 잡지 못한 용의자가 범행 당시와 비슷한 옷차림 때문에 덜미가 잡힌 것이다.

사건 당시 경찰은 주변 CCTV 영상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확인한 뒤 3개월간 탐문수사를 펼쳤지만 범인 추적에 실패했다. 범인의 동선이 어느 순간 끊겨 버려 더이상 수사진행이 어려웠던 것. 해당 사건은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미제로 분류됐다. 하지만 독특한 범인의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던 경찰의 눈썰미 하나가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됐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25일 절도 혐의로 김모씨(36)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5일 낮 12시5분쯤 북구 태전동의 한 스포츠센터 주차장 관리실 옆에 있던 명품 손가방과 휴대폰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직업이 없고 일정한 주거지도 없이 찜질방 등을 떠돌던 김씨는 생활이 궁핍해지자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피해물품은 서울에 있는 휴대폰보관소에서 찾아 피해자에게 돌려줬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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