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1] 남북 합동 '철통경호'로 회담 성공 뒷받침

  • 입력 2018-04-26 00:00  |  수정 2018-04-26
김정은, 남한 땅 밟으면 靑 경호처·北 호위부대 합동경호 받을 듯
남북, 실무회담 이어 실전 같은 리허설로 돌발상황 배제

남북은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만나는 판문점 일대에서 빈틈없는 경호 작전으로 성공적인 회담을 뒷받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우리 경호 당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회담 의제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방남이라는 역사적 이벤트를 매끄럽게치러내는 데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담 당일에는 현장에 배치된 경호원 상당수가 실탄이 장전된 총기를 휴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소한 돌발 상황이 자칫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남북은 물 흐르는 듯한 경호를 위해 수차례 손발을 맞춰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전날 합동 리허설에서 두 정상에 대한 실전과 같은 경호 연습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차례에 걸친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통해서는 실내외경호의 세부사항을 조율해왔다.


 이에 따라 남북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이동 경로 요소요소에 경호원을 배치해 유기적이고 입체적인 경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에서 출발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을 때까지는 북한 경호인력이 밀착 경호를 맡게 된다.
 김 위원장은 평소 최측근 경호부대인 노동당 중앙위와 최고사령부의 호위부대, 외곽의 호위사령부, 지역별 보위원과 보안원 등으로부터 2중 3중의 경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이 미군의 영향력이 큰 유엔사 관할 지역이라는 점, 도보로 이동하면 동선이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이 수십m를 걸어서 내려올 경우 일순간 초긴장 상태가 조성될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동반하게 되면, 최고지도자 일가의 안전을 위해 더 삼엄한 경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부장은 지난 2월 초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남했을 때 검은 정장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북한 경호원들에게 철통같이 둘러싸인 모습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MDL 근처까지 다가가 김 위원장 일행과 첫 인사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때 청와대 경호처가 문 대통령을 근접 경호하고, 우리 군, 국가정보원, 경찰 등이 후선에서 조력할 전망이다.


 청와대 경호처는 지난 21일 판문점 일대에서 주영훈 경호처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유엔사, 군 관계자 등과 함께 경호기관 관계대책회의를 열어 현장을 점검한 바있다.


 김 위원장이 MDL을 넘어 남쪽 땅을 밟은 이후 남북 중 어느 쪽이 그의 경호를 맡을지는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다.
 국가수반의 외국 방문 시 경호에 대한 책임은 상대국에 일임하는 것이 의전상 관례로,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 일행에 대한 경호 책임도 우리 측이 지게 된다. 그러나 전례를 살펴보면, 남북이 평화의집 안팎에서 두 정상을 합동으로 경호할가능성이 크다.


 2007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육로로 평양을 방문할 당시 청와대 경호실은노 전 대통령이 MDL을 넘은 후에도 국내에서 사용하던 경호 차량에 그대로 탑승해 따라가며 호위했다.


 방북 일정 내내 남북의 경호 책임자가 차량에 나란히 동승해 무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정보를 전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에도 청와대 경호실이 북측의 양해를 구해 직접 근접 경호를 맡고, 필요에 따라 현지 호위부대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의 철통 경호는 접견실과 회담장, 연회장 등이 마련된 회담의 주무대 평화의 집 실내로도 이어진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평화의집 안팎에서는 경호 조치의 하나로 휴대전화나 무선인터넷을 완전히 차단, 혹시 있을지 모르는 도·감청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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