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묘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가한 5남매 채욱기·효숙·향숙·건기·해숙씨(왼쪽부터)와 채도수 지묘초등 총동창회장이 손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
지난달 29일 대구 동구 지묘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만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지묘초등 졸업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기수별로 천막이 설치되고 설렘과 반가움이 교차되는 등 마치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를 떠올리게 하는 광경이었다. 운동회에는 장년이 된 40~60대 졸업생들이 모였다. 이들은 오랜만에 모교를 찾아 엉덩이로 풍선 터트리기·2인1조 달리기·신발 던지기 등을 하며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신나게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지묘동은 150여 농가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시골이었고 농촌마을이었다. 1990년도까지만 해도 한 반으로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거의 같이 공부하고 놀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형제자매처럼, 이웃사촌처럼 정답게 지냈다. 지금은 논밭이 거의 없어지고 주위에 대단지 아파트가 생겨나면서 도농복합지역이 되었다.
이날 참석자 중 오남매가 참여한 가족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채해숙(61)·건기(57)·향숙(54)·효숙(51)·욱기씨(47)다. 수도권이나 경산시 등 각자 다른 지역에 떨어져 살고 있는 이들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 가족은 체육대회 참가자 중 가족 구성원이 가장 많아 금일봉도 받았다. 특히 분당에 사는 효숙씨는 30년 만에 처음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오랜만에 가족애도 느꼈고 졸업 후 헤어진 동창들과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쁘고 감동적인 하루였다”고 입을 모았다.
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 ken49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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