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무작위 사찰 방식 핵폐기 받아들일 수 없을 것”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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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5   |  발행일 2018-05-15 제7면   |  수정 2018-05-15
국회 남북관계 전망 세미나 참석
이라크 사담 후세인 사례 언급
“속고 속이는 불완전 합의될 것”
태영호 “김정은 무작위 사찰 방식 핵폐기 받아들일 수 없을 것”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왼쪽 둘째)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전망’ 북한전문가 초청강연에 참석해 심재철 국회부의장(오른쪽 둘째)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16년 대한민국 망명 후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을 맡고 있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14일 “북한은 절대 완전한 핵 폐기를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무작위 사찰 방식의 완전한 핵 폐기 절차를 절대권력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심재철 국회부의장(자유한국당 소속)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포럼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핵 폐기에 대한) 준비가 됐느냐? 난 죽었다 깨어나도 못한다고 본다. 북미회담서 진정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한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사담 후세인이 CVID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 사찰단이 와서 전역을 뒤졌다”며 “사찰단과 사담 후세인과의 갈등이 생겼다. 결국 위상이 무너진다고 생각한 권력이 사찰단을 쳐냈고, 미국은 이를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징조로 해석해 전쟁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북미회담 결과도 타협, 절충적 선언이 나올 것이다.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에 대한 절차와 방법으로 사찰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대입할 때, 대학하고 수험생하고 시험문제 합의해서 하자는 것과 비슷한 말”이라고 했다. 그래서 현재 진행되는 핵 폐기 과정은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불완전한 합의’가 될 수밖에 없다고 태 전 공사는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에 존재하는 정치범 수용소도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를 할 수 없는 이유로 꼽았다. 그는 “정치범 수용소 한 개 크기가 강북 두 배에 달한다. 북한은 이를 공개하는 순간 반인륜 범죄가 드러나기에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태 전 공사는 “한국 내부에서 비핵화라고 포장하면 핵 폐기를 담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군사적) 비대칭이 강화되고, 우리는 결국 핵이 있는 북한과 평화공존과 교류의 상태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먼저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말하지 않아도 (대한민국이) 핵 폐기라고 믿게 되면 대한민국 내부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 (주한미군 주둔은) 돈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체제를 학습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하루 오니까, 신뢰도가 78% 된다고 한다. 고모부 죽였을 때는 악마라고 했는데, 한번 오니 ‘쿨한 사람’이 됐다”며 “김 위원장을 천사로도, 악마로도 보지 말라. 오직 진실만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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