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질환 안심 못하는 고혈압 전단계 더 꼼꼼하게 조절해야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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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5 07:52  |  수정 2018-05-15 07:52  |  발행일 2018-05-15 제19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도 1.5∼2배 높아
美 심장학회는 고혈압 진단기준 낮춰
비약물요법으로 조절되지 않을땐
철저한 약물복용·생활습관 개선 필요
혈관질환 안심 못하는 고혈압 전단계 더 꼼꼼하게 조절해야
혈관질환 안심 못하는 고혈압 전단계 더 꼼꼼하게 조절해야

5월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이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세계 고혈압의 날’로 지정한 날이다.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이 갖고 있다는 고혈압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중풍, 심장발작, 뇌졸중, 신부전, 치매, 당뇨병 등 생명과 직결되는 심각한 합병증이 올 수 있는 질환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내 만 30세 이상 고혈압 통계에 따르면 2007년 24.5%이던 고혈압 유병률이 2016년 29.1%로 9년 새 약 4.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연령 상승에 따른 유병률이 더욱 눈에 띄었다. 40~44세 7.3%에 불과했던 고혈압 유병률이 45~49세에 17.1%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남성은 30~34세 10.5%, 35~39세 22.8%, 40~44세 31.7%의 유병률을 보여 여성보다 1.5배 높았다.


☞ 고혈압 예방 위한 생활습관

- 비만일 경우 체중 감량을 통해 정상체중 유지하기
- 일주일에 3∼4회, 30∼45분씩 유산소 운동하기
- 염분 섭취를 평소의 반으로 줄인다
- 스트레칭이나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줄인다
-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하고 술은 1∼2잔으로 절주한다


☞ 혈압 잴 때 주의사항

-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담배·커피 금지
- 팔이 짧은 소매를 입고 측정하면 더 정확
- 화장실은 미리 다녀오기
(방광이 차면 측정값이 다르게 나올 수도)
- 혈압을 두 번 잴 때는 2분 이상 간격으로 평균치 계산

◆고혈압보다 더 무서운 고혈압합병증

고혈압이란 혈관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혈관이 지속적으로 높은 압력에 노출되면 혈관내막에 손상이 생기게 되는데, 이 부분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면서 단단하고 두꺼워지는 변화를 동맥경화증이라고 한다. 혈관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하게 되면 혈관이 좁아져 혈액이 잘 흐를 수 없게 된다. 이처럼 고혈압은 동맥경화증이라는 혈관의 협착을 일으켜 신체의 각 장기에 혈액공급의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다. 심장이나 뇌와 같은 중요한 장기들은 다른 장기에 비해 혈액공급이 부족한 것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혈액공급이 조금만 차단돼도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이근아 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과장은 “고혈압은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고혈압 환자들은 동맥경화에 의한 혈관 협착증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아무 증상이나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은 특징적인 증상이 없다. 때문에 대부분은 신체검사나 건강검진을 받다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두통을 흔히 혈압상승으로 인한 증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관련성이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혈압 상승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증상으로는 어지러움, 두근거림, 두통, 피로감, 코피, 성기능 장애 등이 있다. 고혈압으로 인해 심장, 뇌혈관, 신장, 망막혈관 질환이 발생하면 흉통,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어지러움, 시야 흐림, 시력저하, 혈뇨, 손과 발의 감각 이상 및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고혈압 기준 강화 추세

지난해 미국심장학회는 고혈압에 대해 변경된 진료지침을 발표했는데 이 지침에서는 고혈압의 진단기준을 기존의 140/90㎜Hg 이상에서 130/80㎜Hg 이상으로 낮춰 잡았다. 이는 그동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고혈압 전단계인 130~139/80~89㎜Hg에 해당하는 환자가 정상 혈압군인 120/80㎜Hg 미만인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가 1.5~2배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2015년 발표된 한 임상연구에서 적극적인 혈압 관리를 통해 수축기 혈압을 130㎜Hg 아래로 낮추었을 때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25% 감소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최근 ‘한국 고혈압 진료지침 2018’ 개정안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미국심장학회가 내놓은 목표 고혈압 기준을 반영할 지 관심이다.

우리나라의 고혈압 진료지침을 130/80㎜Hg로 변경할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심장학회의 강화된 권고안이 의미하는 바는 혈압을 엄격하고 더 철저하게 조절하는 것이 심장과 혈관질환의 예방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치료 목표 혈압을 130/80㎜Hg로 정하는 것이 고혈압에 의한 혈관합병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비약물요법으로 조절되지 않거나 혈관질환이 고위험군일 경우에는 철저한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혈압이 정상 범위라고 약을 중단하거나, 우연히 3~4일간 약을 복용하지 않았는데 혈압이 괜찮다고 약을 중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운동, 저염식, 절주 및 체중조절을 습관화하여 고혈압 발생, 고혈압의 악화 및 합병증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고 한다.

이근아 진료과장은 “기억해야 할 것은 혈압이 기존의 고혈압 전단계 범위에 있다 하더라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사람은 조기에 생활습관 개선을 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약물치료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로 혈압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 도움말=이근아 <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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