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원장의 한의학 레터] 탈모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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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5 08:03  |  수정 2018-05-15 08:03  |  발행일 2018-05-15 제21면
탈모가 여성에게 나타나면 병적인 소인 의심해야
모낭 밑 혈류 흐름 원활해야 좋아
유전적 요인 아니라면 극복 가능
[최재영 원장의 한의학 레터] 탈모

아이들이 ‘재미있는 이 노래 들어보세요’라고 해서 들어보니 제목이 ‘탈모르 파티’다. 유명 가수의 노래인 ‘아모르 파티’라는 히트곡에 가사를 바꾼 것이라고 한다.

노래 가사처럼 요즘과 같은 외모지상주의 풍조에서는 탈모로 인해 받게 되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탈모가 여성에게 나타난다면 병적인 소인이 있는지를 의심해야 한다.

탈모는 일반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병적인 요인에 의한 탈모인데 대표적으로 원형탈모를 들 수 있다. 둘째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탈모인데 남성형 탈모가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

병적인 요인에 의한 탈모를 설명하자면 먼저 두피의 구조에 대해 이해를 해야 된다.

두피 맨 바깥쪽인 모공 안쪽 모낭에 머리카락이 심겨 있다. 이 모낭 밑에 혈류가 흘러가는데 모낭과 혈류 사이에 수분으로 된 전해질층이 형성돼 있다. 즉 혈류에서 전해질층을 통해 모낭으로 영양이 공급되는데, 탈모의 경우 근본적으로는 전해질층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전해질층이 탁해짐에 혈류에서 모낭으로 영양이 가질 않고 모낭 역시 소통이 되지 않아 찌꺼기가 생기고 머리카락은 가늘어지는 것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이런 증상을 ‘수음정체증(水陰停滯症)’이라고 한다. 혈액이 우리 몸을 순환하듯이 수분 역시 전해질의 형태로 순환하고 있으며, 여기에 문제가 발생해 ‘수음(水陰)’이 정체돼 버린 증상을 말한다. 여성들이 출산 이후 몸이 붓고 머리숱이 많이 줄어 어쩔 수 없이 파마를 하게 되는 경우 호르몬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이런 순환장애를 병인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국소 부위에 발생할 때 원형 탈모로 나타나며, 이 경우엔 대부분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다.

‘설마 마음적인 것이 인체 내부의 순환에 영향을 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도 마음적 상태가 몸의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실생활 속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를 어떻게든 공부시키려는 엄마가 뜻대로 되지 않자 원형탈모가 발생했는데, 아이에 대한 마음을 비우자 곧 정상으로 돌아온 경우도 있다.

출산으로 인해 예전과 달리 몸을 순환시키는 힘이 약해져 머리숱이 적어지거나 스트레스 같은 이유로 순환이 막혀 부분적인 원형탈모가 올 수 있는데, 결국 육체적으로나 마음적으로 순환이 안되는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수음(水陰)’이 정체된 상태로 오래돼 응어리화된 것을 한의학적으로 ‘담(痰)’이라 하고, 담이 오래되면 열화돼 이를 ‘열담(熱痰)’이라 한다. 이 ‘열담(熱痰)’이 양의학적으로 염증과 비슷한 개념이 된다.

‘하수오(何首烏)’ 같은 한약재가 머리카락 나는 것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해서는 황금(黃芩)이나 황연(黃蓮) 같은 ‘열담’을 치는 약재들이 좋으며, 사람마다 증상에 맞게 전신을 순환시키고 두부쪽으로 소통시키는 치료법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탈모 자체가 눈으로는 확 드러나는데 치료가 금방 되는 것이 아니다보니 여러 가지 방법이 인터넷상에 난무하고 있다. 물론 그중에서 두피를 빗으로 마사지하거나 모공을 깨끗이 청소하고 운동하는 등 그 의미가 순환과 소통에 관련이 있다면 탈모를 회복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유전적인 요인의 탈모는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남성호르몬과 관계된 DHT(Dihydrotestosterone)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어날 때 각자가 가지게 되는 호르몬의 특성이 다르기에 혈중의 DHT 농도가 높으면 남자는 대머리가 될 가능성이 높고, 여자는 머리숱이 전체적으로 적어진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호르몬 치료를 하게 되는데 남성의 경우 성기능 감퇴와 여성형 유방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한의학적으로 이는 병적인 형태라기보다 본인이 타고난 체질에 관계된 부분이기에 호르몬 치료처럼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유전적인 요인이 아니라면 탈모는 극복하지 못하는 증상은 아니다. 자기 관리에 따라 자연히 회복되기도 하며, 한의사 중 다수가 치료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방치할 경우엔 모공이 막혀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증상이 보였을 때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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