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아이들 노래에 어르신들 웃음꽃

  • 글·사진=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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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6   |  발행일 2018-05-16 제13면   |  수정 2018-05-16
대구 북구 네곳 어린이집 원생들
미소노인복지센터 어버이날 행사
‘내 나이가 어때서’ 아이들 노래에 어르신들 웃음꽃
어린이집 원생들이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대구시 북구 구암동 미소노인복지센터에서는 색다른 어버이날 행사가 열렸다. 구암동에 위치한 4곳의 어린이집 원생들이 틈틈이 연습한 노래와 율동으로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재롱잔치를 선보인 것이다.

올해 3회째인 이 행사는 김귀자 미소노인복지센터 원장과 이웃에 있는 박은주 하늘성 어린이집 원장이 2016년 의기 투합하면서 시작됐다. 2016년 첫 행사 때는 아이와 어르신의 소통에 포인트를 맞췄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율동에 맞춰 춤을 추면서 재롱을 떨었으며 어르신들은 손자·손녀 같은 아이들의 몸짓에 즐거워하며 어버이날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다.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공동체 의식과 미풍양속이 점차 사라지는 한편 어른을 섬기는 마음이 부족하고 배타적 이기심으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갈수록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어르신들은 힘들고 쓸쓸한 노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노인들의 외로운 삶을 위로하기 위해 4곳의 어린이집 원장들이 뜻을 모아 어버이날에 뜻깊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하늘성 어린이집 11명, 신나라 어린이집 10명(원장 신수진), 청아람 어린이집 10명(원장 조민지), 해바라기 어린이집 6명(원장 이용경) 등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어르신들의 가슴에 꽃을 달아주면서 품에 안겨 재롱을 부리자, 어르신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행복해했다. 조술이 어르신(77)은 멀리 사는 손주가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이들이 ‘내 나이가 어때서’ ‘뿐이고’ 등의 노래를 춤과 함께 부르는 사이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그렇게 이들은 맛있는 점심을 함께하면서 어버이날을 뜻깊게 보냈다. 특히 오후에는 고려수지침봉사단이 어르신들을 찾아 말벗을 하면서 외로움을 달래주기도 했다.

아이들의 재롱잔치에 대한 답례로 김귀자 원장이 준비한 예쁜 양말 두 켤레씩을 어르신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 원장은 “평소에도 어른 섬기기를 잘 해야 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오늘 같은 행사를 통해 어르신들은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 보는 것이 보약 같을 것이고 아이들은 할아버지·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면서 어릴 때부터 효를 알게 되는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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