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식’비핵화 반발 北 달래기… 美, 새로운‘트럼프식 모델’제시

미국이 북한 비핵화 해결 방안으로 ‘리비아식’(선 비핵화·후 보상)이 아닌 새로운 해법(트럼프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그동안 미국이 강조한 리비아식 비핵화에 반발한 데 따른 것으로, 사실상 미국 측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위해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각)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공식 해법이 리비아식이 아닌 트럼프식이라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북한이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식 해법’에 반발하며 북미 정상회담 무산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그것(리비아식)이 우리가 적용 중인 모델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리비아식 해법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해진 틀은 없다”며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다. 대통령이 적합하다고 보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우리는 100% 자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트럼프 모델에 대해 기존의 리비아 방식을 뼈대로 한 다른 나라의 과거 핵포기 사례를 혼용해 북한 실정에 맞도록 설계한 ‘맞춤형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즉 비핵화라는 목표와 방향을 놓고는 일괄타결을 하되, 단계별로 보상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북한이 6개월 내에 핵무기 일부를 해외로 반출하면 미국이 ‘테러지원 국가’ 지정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 역시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며 한미, 남북 간 의견 조율자 역할을 자처하는 등 한미 모두 사실상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 회의 결과를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위원들은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북미 간)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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