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중재외교’ 분수령…北美 ‘비핵화 로드맵’ 간극 좁히기 숙제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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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1   |  발행일 2018-05-21 제4면   |  수정 2018-05-21
문재인 대통령 오늘 訪美 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로드맵을 둘러싼 북미 간 갈등이 돌출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미국 워싱턴 방문 길에 오른다. 이번 주로 예고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도 다소 불투명한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핵화를 놓고 최종 조율에 나섬에 따라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북미중재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남북 그리고 북미 간 불협화음은 한층 부각되고 있어 문 대통령의 ‘중재’ 부담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트럼프와 22일 단독회담 예정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한 논의

고위급회담 개최 무기 연기 등
해빙무드 남북관계 급랭 부담

韓美정상회담 결과물 가지고
김정은과‘핫라인’통화 추진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공항을 출발, 같은 날(현지시각)오후 워싱턴에 도착한다. 영빈관에서 1박을 한 뒤 22일 미국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과의 접견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이번 방미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22일 정오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이다. 이번 회담이 오는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 성격의 회담이기 때문이다. 양 정상은 통역을 제외한 배석자 없는 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 구상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측은 무엇보다 최근 들어 북미 간 갈등이 곳곳에서 표출되는 만큼 양측의 간극을 좁히는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방미 목적이 명확하고, 문 대통령이 가서 해야 할 일이 확실하다. 방미 목적에 관한 대화는 단독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단독회담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북미 간 중재 여건은 그리 좋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급진전되던 북미 간 협상에서 비핵화 방안과 관련, 북한과 미국의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국이 ‘핵무기 제3국 반출’이나 ‘CVID보다 강화된 PVID 필요’를 거론하면서 북한이 격렬 반발하는 모양새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을 정점으로 해빙 분위기가 이어지던 남북관계도 북한이 지난 16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에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하면서 급랭했다. 북한은 남북고위급회담 일방 취소에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공개 현장을 참관할 남측 기자단의 취재에 대해서도 종전과 달리 확실한 입장을 피력하지 않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중재자로서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돌파구 마련이 만만찮아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방미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물을 가지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한국시각으로 24일 새벽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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