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3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남측에 부담이 많이 넘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을 만난 이후에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자꾸 말을 하는데 이것은 ‘남한이 북한의 태도를 다시 변화시키라’는 주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 태도 변화) 원인 제공은 미국이 해놓고 불평을 한국에 하면서 압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이 맞아야 (북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한 것은 한국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라는 의미”라며 “혹을 떼러 갔는데 (문 대통령의) 부담이 많아 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고위급회담이 취소된 데 대해서는 “국방부가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면서 “판문점 선언 이후 국방부가 맥스선더 훈련 축소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남측 조치가 필요하다. 청와대가 연례적 수준이 아니라 F-22 스텔스가 나타나 북한이 굉장히 놀란 것에 대해 국방부 장관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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