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돌변 트럼프 “6·12 북미회담 예정대로 열릴 수도”

  • 박재일,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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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6 07:07  |  수정 2018-05-26 07:16  |  발행일 2018-05-26 제1면
‘회담 전격 취소 선언’ 하루만에 반전 분위기
김계관 “美에 시간·기회 줄 용의” 서둘러 담화 내놓고 수습 나서자
트럼프 “생산적 담화…지속적 평화로 이어질지 곧 보게 될 것” 화답

세기의 회담으로 주목받았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실상 회담 취소 선언으로 무산되면서 북한 핵문제가 격랑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벼랑끝 전술’이 충돌했다는 평가 속에 회담 재개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 어느 쪽도 향후 방향 전개를 확언하지 못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하루 만에 회담 취소를 번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동맹국으로서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진짜 의도’를 놓고 장고를 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6·12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CNN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심야에 김 위원장 앞으로 보내는 이례적 공개 편지를 통해 정상회담 취소를 전격 선언했다. 청와대는 25일 두 차례에 걸쳐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청와대는 ‘북미 정상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원칙 외에는 딱부러진 대응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와 뒤이은 트위터를 통해 “만약 김정은이 건설적인 대화와 행동에 참여하길 선택한다면 기다리겠다"고 거듭 밝힌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북한도 회담 취소 직후인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종전과 확연히 다른 부드러운 태도를 견지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에 대해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다. 아주 좋은 뉴스를 받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번영과 평화로 이어질지 곧 보게 될 것"이라며 “단지 시간(그리고 수완)이 말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아침 일찍 담화를 낸 것은 이례적인데, 뭔가 빨리 수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정 기한이 지나면 대화 재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핵무기 일괄 폐기를 주장하는 미국과 최후까지 핵무기를 보유한 채 단계적으로 ‘주고받기’를 하려는 북한 사이의 간극이 워낙 크다는 점에서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 경우 북한은 미사일 도발, 미국은 대북 제재 압박을 한층 강화하는 악순환 대결구도로 회귀하게 된다.


나아가 대북 압박을 강조하는 미·일과 미국 책임론을 들고 나올 북·중·러의 갈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장기 교착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북한에 돌리는 동시에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입지가 줄어든 상황인 만큼 한국의 행동반경도 그만큼 축소됐다는 평가다.  

박재일기자 park11@yeongnam.cpm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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