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하던 靑 당혹…文대통령 중재자 역할 중대 고비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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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6   |  발행일 2018-05-26 제3면   |  수정 2018-05-28
청와대 NSC 상임위 개최 대책 논의
20180526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와 관련해 청와대 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에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간 중재자 역할도 난관에 봉착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등을 이끌어냈고, 판문점 선언으로 ‘완전한 비핵화’ 정세를 진전시켰지만 그 결실 격인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큰 고비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무산 선언은 공들여 쌓아 온 북미 간 신뢰관계에 타격을 안겼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 중재자로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라가야 할 상황이다.

더구나 청와대의 상황 판단에 뭔가 부족한 점도 감지됐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북미정상회담은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고 말하는 등 회담 성사 확률을 매우 높게 전망했다. 그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6월12일로 날짜까지 적시한 북미회담을 전격 취소하겠다고 밝히자 청와대가 그동안 정세를 너무 낙관적으로 봤던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실낱같은 희망 있어 포기 안해
美와 다양한 채널 통해서 대화
북미정상 직접 소통 위해 노력

정부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 노력 지속 중요
핫라인 통화 지금은 검토 안해”


문 대통령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밤 11시30분쯤 NSC 상임위원들을 관저로 긴급 소집해 회의를 열고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 간 직접적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과 지난주 한미정상회담에서 나온 북미 정상들의 회담 성사 의지를 반영한 언급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5일 오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재차 개최해 6·12 북미정상회담 무산에 따른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열린 회의에서 상임위원들은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북미 정상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수석은 “상임위원들은 우리 정부가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노력이 북미 관계 개선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는 한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정 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간 통화 여부와 관련해 “여러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의 핫라인 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핫라인 통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때가 되면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북미 대화가) 교착돼 있음에도 판문점에서 합의한 내용은 계속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도 부합하고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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