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보는 고양이의 사회적 위상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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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6   |  발행일 2018-05-26 제17면   |  수정 2018-05-26
예술로 보는 고양이의 사회적 위상

아르헨티나 출신 화가 레오노르 피니는 고양이에 광적으로 애정을 쏟았다. 피니의 아파트에는 무려 고양이 23마리가 살았고, 그는 자신의 회화와 소묘 작품에 고양이를 꾸준히 등장시켰다. 그는 “고양이는 어느 모로 보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동물”이라며 고양이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고양이는 시대, 나라를 막론하고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동물이다. 파블로 피카소는 고양이와 다정한 사이였지만, 막상 그가 그린 고양이의 모습은 난폭한 포식자였다. ‘변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진 조선의 화가 변상벽은 유독 고양이를 많이 그렸는데, 묘작도(猫雀圖)가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책은 화폭에 묘사된 고양이를 바탕으로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고양이의 사회적 위상을 살핀다. 고양이는 신의 상징이었고, 악마의 현신, 쥐잡이, 움직이는 장난감, 집안의 1인자이기도 했다. 기원전 5천년 리비아의 싸우는 고양이 암각화부터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벽화까지 과거와 현재의 ‘고양이 예술’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고양이를 그림 속에만 가둬놓지 않는다. ‘털 없는 원숭이’를 비롯한 50종에 달하는 동물행동학 저술을 발간한 동물학자인 그는 고양이의 생태도 소개한다. 이를테면 주인에 대한 충성심을 표현한 초상이지만, 묘사된 고양이의 표정을 보면 사실 고양이는 모델을 시키고 있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저자는 일본의 ‘손 흔드는 고양이’로도 알려진 마네키네코에 대해서도 오래된 설화를 통해 고양이의 습성을 이야기한다. 실제 고양이가 비가 올 것을 미리 알고 앞발에 침을 듬뿍 묻혀 얼굴을 문지르는 털고르기를 하는데 이는 고양이가 느끼는 초조함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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