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대륙 철도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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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3   |  발행일 2018-06-13 제31면   |  수정 2018-06-13

북미정상회담과 6·13지방선거에 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뉴스가 있다. 한국이 정회원 가입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Organization for Cooperation of Railway) 가입이 그것이다. 한국은 최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제46차 국제철도협력기구 장관회의에서 29번째 정회원이 됐다. 회원 가입은 회원국의 만장일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어서 북한의 입장변화가 한국의 가입의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두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북한에 가로막혀 섬처럼 고립된 우리나라가 열차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오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OSJD는 유럽~아시아 간 국제철도 운행을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로, 국제철도운송협정을 관장하고 국제운송표준 원칙을 수립한다. 1956년 6월 러시아(옛 소련), 중국, 몽골, 북한 등 12개 국가 간 화물운송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창설됐고 현재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 등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지나가는 모든 국가가 정회원이다. 옵서버 7개국 철도회사를 비롯해 코레일을 포함한 44개 기업으로 구성된 제휴회원도 두고 있다. 우리 정부는 유라시아 대륙철도망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2015년 이후 가입을 추진해왔고 지난해 12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철도, 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북방경제협력을 위한 9개의 다리를 구체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2021년까지 OSJD 가입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OSJD 가입으로 TCR와 TSR를 포함해 28만㎞에 달하는 유라시아 대륙 철도 노선 운영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또 국제철도화물운송협약, 국제철도여객운송협약 등 유라시아 철도 이용에 있어서 중요한 협약들을 타 회원국들과 체결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화물 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사이에는 우대받을 수 있어 향후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물동량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포항~삼척을 연결하는 동해중부선의 조기 건설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영일만항의 물동량이 동해중부선을 통해 북한과 시베리아를 거쳐 유라시아까지 운송됐다는 뉴스를 하루빨리 전하고 싶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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