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박물관 10월30일까지 ‘한국전쟁 대구피난학교’ 특별전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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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8 08:07  |  수정 2018-06-18 08:07  |  발행일 2018-06-18 제17면

대구교육박물관(관장 김정학)은 오는 10월30일까지 6·25전쟁 당시 피난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전쟁, 대구피난학교-전쟁 속의 아이들’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전쟁의 처참함과 아픔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한 대구교육의 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육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당시 ‘서울피난 대구연합중학교’의 재학생이었던 가수 현미, 시인 마종기, 공학박사 이경화,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 등의 증언을 수집하고, 학생들의 기억을 모아 당시의 교사(校舍)를 재현했다. 이들의 인터뷰에는 학교의 위치, 교사의 생생한 모습, 당시 학생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들에게 대구는 전쟁의 피폐함을 이겨낼 수 있는 풍요로운 정신적 자양분을 제공한 곳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인터뷰에서 마종기 시인은 ‘서울피난 대구연합중학교’ 교가의 가사를 기억해 내 눈길을 끌었다. 마 시인과 함께 공부했던 재미동포 김동근은 이를 듣고 악보를 만들어 노래를 불렀으며, 이경화 박사가 하모니카 연주까지 더해 잊혔던 피난학교의 교가가 발굴됐다.

또 이번 특별전에서는 피란지 대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영화 ‘태양의 거리’(1952)를 만나볼 수 있다. 60분 분량으로 제작된 원작은 그 중 45분 정도가 유실됐는데,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복원했다. 이 복원영상을 15분 분량으로 편집해 전시실 내 영상모니터를 통해 상영한다. 이 영화는 6·25전쟁 당시 국내에서 제작됐던 영화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것이다. 대구자유극장이 제작, 민경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피란민촌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이야기와 피란민의 고단한 삶을 담고 있다.

많은 볼거리도 전시된다. 그 시절 애지중지했을 철제 필통과 교과서인 ‘전시부독본’ ‘침략자는 누구냐?’와 졸업장, 공책 등 다양한 문서와 문구들을 선보인다. 당시 급식을 재현한 주먹밥, 옥수수 가루로 만든 죽, 옥수수빵 모형도 볼 수 있다. 피란시절 동촌의 판자촌을 세밀하게 그려낸 시사만화가 김성환의 풍속화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당시를 기억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김정학 관장은 “특별전 ‘한국전쟁, 대구피난학교-전쟁속의 아이들’을 통해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들은 그 시절을 돌아보며 기억하는 시간을 갖고, 어린 학생들은 교육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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