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중국도 경제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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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8   |  발행일 2018-06-18 제30면   |  수정 2018-06-18
중국 동북아외교 조정 진행
이면에는 무역전쟁 美 존재
東亞자유무역지대의 발동과
인민폐의 국제화 실현으로
中美경쟁 돌파구 찾기 시도
20180618
이정태 경북대 교수

며칠 전 베이징에서 온 손님과 주고받은 이야기 가운데 핫 이슈 몇 개를 전한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동이다. 짧은 기간 동안 두 차례나 만났고 전통 우의를 강조했다는 점을 특별하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신의주와 접경한 단둥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시장이 활성화되었다. 부동산 가격이 50% 이상 상승하고 매수자들이 대기할 정도가 되자 해당 지방정부는 매매제한정책을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있다. 왕이 외교부장이 9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했고, 연달아 지난 5월9일 중국 리커창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일본의 아베 총리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 6년 동안 미루어오던 동북아자유무역지대 창설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 몇 가지 소식들은 중국이 동북아외교정책에서 중대한 변화와 조정을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명한 사실은 그 이면에 미국이 있다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샌프란시스코체제에 더 이상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와 동아시아 국가들과 당면한 모순 해결 및 현실적 이익도모를 위해 협력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왜 이런 분석이 가능할까? 중국정부는 2018양회 이후 미래경제발전과 관련해 ‘리스크가 무엇인가’와 ‘성장 포인트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2가지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리스크는 금융영역이다. 양회에서는 금융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는데, 핵심은 부동산 거품과 외환위기다. 중국인들의 보유재산 가운데 65%가 부동산이기 때문에 일단 거품이 빠지면 매우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외환위기다. 중국부동산시장은 외국자본에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정부의 통제범위 내에 있지만, 외환시장은 달러의 영향이 매우 크다. 현재 인민폐의 평가절하와 외환보유고 감소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유일한 해결방법이 인민폐의 국제화라고 본다. 그 때문에 중국은 올 3월 상하이에 석유선물거래소를 설립하고 세계석유교역시장에서 인민폐 사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중국이 주목하는 미래 발전 포인트는 국제무역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비교우위를 활용해 세계화 과정에서 엄청난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미국의 이익독점이 어려워졌다. 중국은 WTO 가입 이후 신발, 의복, 모자, 양말에서 시작하여 가전, 자동차, 고속철도, IT 그리고 현재는 항공기 등 전 산업분야로 진출하여 미국의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중국은 또다시 ‘중국제조 2025’를 국가전략으로 설정하고 인공지능과 제4차 산업혁명에 몰입하고 있다. 따라서 첨단산업분야를 달러패권 유지의 핵심이익으로 삼았던 미국 입장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발동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 역시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 미래의 성장포인트는 어디인가? 그중 하나의 노선이 중국은 ‘전방위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시진핑이 제기한 ‘인류운명공동체’가 그 해답이다. 중국이 주도적으로 제3차 세계화과정을 이끌어야 하고, 세계 자원 배치, 즉 기술·자본·노동력을 특정 국가에 국한시키지 않고 세계 전체에 배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개방은 반드시 전방위적이면서 다른 국가들의 시장발전을 도와야 하고, 14억 인구의 중국시장도 개방해야 하고, 중국의 발전에 다른 국가도 편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를 향해 전면적으로 돌진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에 중요한 기회가 된다.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의 발동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것은 중미경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인민폐의 국제화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민폐 국제화를 위한 하드웨어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와 동유럽을 인민폐시장에 포함시킬 수 있으면 인민폐의 국제화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이 추진하는 신남방정책, 신북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를 연동시키면 중국이 처한 리스크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포인트를 개척할 수 있다고 유혹한다.
이정태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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