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실에서 서예를 연마하고 있는 김예준군. |
한용운의 ‘즉사(卽事)’를 전서로 쓴 김예준군의 작품. |
발달장애를 가진 대학생이 꾸준히 서예를 연마,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서예공모전에 입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대신대 음악학부 1학년인 김예준군(19)과 그의 어머니 장수영씨(46).
최근 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한 제38회 대구미술/공예/서예·문인화대전의 서예·문인화 부문에서 김군은 입선을 했고, 장씨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군의 입선작은 만해 한용운의 한시 ‘즉사(卽事)’를 쓴 전서 작품이다. 장씨는 매월당 김시습의 한시를 쓴 해서 작품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김군이 서예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다. 15년 전 서예를 시작한 어머니 장씨는 플루트, 종이접기, 주산 등 여러 부문에서 재능을 보이던 아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면 정서 발달 등에 도움이 될 것 같아 4년 전 함께 서실에 나가 서예를 배울 것을 권했다. 다행히 아들은 잘 따라주었다. 서예 스승은 대구의 중견 서예가 석저 추진호다. 추진호는 “먹물의 농담, 붓을 움직이는 힘이나 속도, 다양하게 표출되는 선과 점의 질감을 보면서 김군의 남다른 예술적 자질을 확인할 수 있어 발전이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그는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이 꾸준히 연습을 해서 입상하는 수준까지 가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무엇이든지 자신이 하기 싫어하면 시킬 수가 없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집중력이 매우 강한 점 등 장점도 많다. 석저 선생님이 잘 지도해 주셔서 아들이 꾸준히 서예를 잘 공부해 고마울 뿐이다. 아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그동안 잘 해온 만큼 재미를 느끼며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일들이 더 있도록 옆에서 계속 도와주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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