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전략적 소통 강화…비핵화 세부협상 대응책 조율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번째로 방중한 19일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경호를 받으며 베이징 도로를 달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등 최근 3개월간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의 한반도 외교 환경의 변화 속에서 불거진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후견국=중국’임을 세계에 과시한다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중국중앙(CC)TV는 19일 김 위원장이 이날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과 5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세 번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나 리용호 북한 외무상 등 북한 고위인사가 동맹국인 중국을 방문,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할 것이란 관측은 줄곧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中과 든든한 동맹관계 세계 과시
‘차이나 패싱’우려 불식시켜주고
中지렛대로 對美협상력 제고 속셈
경제발전 위해 中후원 끌어내기


이는 북미 관계 개선과 비핵화 전 과정에서 중국의 지원과 협력이 절대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성장을 추진하려면 중국을 ‘되돌릴 수 없는 든든한 후원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속내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측으로서는 북한이 제2의 천안문 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서구 민주주의 물결을 중국으로 이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측면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중국 지도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등 2012년 집권 이후 내내 북중 관계는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첫 방중으로 빠르게 복원한 이후 불과 40일 만에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 다롄을 찾아 시 주석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고 비핵화 과정에서 ‘전술적 소통’ 강화를 약속하며 수십 년 전 사라졌던 순치(脣齒) 관계의 회복을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지 1주일 만에 김정은 위원장은 세 번째로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방중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시진핑 주석에게 설명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중국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면·구두합의가 있었는지, 북한이 취할 다음 비핵화 조치는 무엇이고 정전협정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중국이 가진 의문을 풀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은 일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한국에 파견, 동맹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에 북미정상회담 내용을 설명한 바 있다.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이 석 달 새 세 번째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소식에 그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과 중국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소식을 듣고 있다”면서 “남북 사이에도 향후 전망에 대해 여러 채널로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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