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은 내가 나고 자란 곳…군민 한 사람으로 돌아가 봉사하며 살 것”

  • 임훈 배운철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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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0   |  발행일 2018-06-20 제13면   |  수정 2018-06-20
[인터뷰] 50여년 공직생활 마감 앞둔 한동수 청송군수
20180620
한동수 청송군수가 지난 11일 청송군청에서 가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송군수를 지내며 일궈낸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동수 청송군수가 오는 30일을 끝으로 군수 임기를 마친다. 2007년 12월 제45대 청송군수로 취임해 46·47대 청송군수직을 포함한 5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동안 청송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을 발굴하고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 경쟁력을 갖춘 도시브랜드를 조성했다. △청송사과의 대한민국대표브랜드 대상 수상 △국제슬로시티 인증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등재를 비롯해 한 군수의 임기 동안 청송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굵직한 성과들이 있었다. 영남일보는 지난 11일 청송군청에서 한동수 청송군수를 만났다. 민선 4·5·6기 청송군정에 대한 평가와 함께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재임기간 ‘청송사과 브랜드’ 널리 알린 것 가장 큰 성과
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등재·숙박시설 확충도 기억 남아
삼자현 터널·사과 대체작목 개발 마무리 못해 아쉬움

신임군수 방향 다르지 않다면 그동안 성과에 새 정책 더해
군민 위한 효율적이고 성공 확률 높은 군정 수행하길 바라
50여년 공직생활…퇴임후엔 가족·나를 위한 시간 가질 것
손주들과 시간 보내며 할아버지로서 못다한 情 나누고 싶어”


▶군수 재임기간 이룬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

“청송사과 브랜드를 널리 알린 것을 가장 먼저 꼽고 싶다. 청송사과의 맛과 품질은 전국 최고지만, 그동안 이를 뒷받침할 체계적 마케팅과 브랜드가 없었다. 2007년부터 ‘자연이 만든 명품’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로 청송사과를 전국에 알렸다. 이후 서울 등 대도시 유통망 확대를 위해 자매결연단체 초청 체험, 청계천 청송사과 페스티벌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청송사과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대한민국대표브랜드 사과 부문 6년 연속 대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청송사과 가격도 높아져 농민소득도 올랐다.

청송의 문화인프라 확충 역시 큰 성과다. 그동안 청송을 체험휴양형 관광도시로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청송이 보유한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객주문학관, 군립청송야송미술관, 청송꽃돌수석박물관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청송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지난 10여년 동안 청송사과 브랜드와 더불어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등재, 국제슬로시티 인증,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개최 등 국제적 브랜드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자연을 노래하다. 청송’이라는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만들고 도시환경을 깨끗하게 정비했다. 민가와 도로변의 축사 건축을 제한하고, 난개발을 초래하는 태양광 발전 단지도 규제했다. 또한 부임 초기 청송경관기본계획을 세우고 신축 건물의 외관을 정비하는 등 유럽의 관광지처럼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청송교도소의 이름을 경북북부교도소로 바꾼 것도 지역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

▶수많은 성과 중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었던 일과 그 이유는.

“청송사과 브랜드의 가치 확립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도 보람있었지만 대규모 숙박시설 확충이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군내 숙박시설 부족으로 각종 체육행사나 세미나를 열 때 애로사항이 많았기 때문이다. 산림조합중앙회 임업연수원과 대명리조트 청송을 개장해 스쳐가는 관광지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있다.

청송은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주축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마이스(MICE)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송은 안동·영덕과의 거리가 각각 35㎞에 불과해 경북의 중심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도 단위 행사도 자주 개최된다. 지난 3월에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주제의 ‘청송포럼 2018’을 성공적으로 개최, 마이스 산업의 가능성을 재차 확인했다. 전국 각지에서 청송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주왕산과 달기약수 등 전통적 관광자원도 재조명받고 있다.

2016년 당진영덕고속도로 상주~영덕 구간 개통에 따른 관광객 증가는 청송의 마이스 산업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청송군이 확보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450여만명의 관광객이 청송을 찾았으며, 이는 예년에 비해 30~40%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관광수익도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을 듯하다.

“임기 내에 군민 교통편의를 위한 삼자현 터널을 완공하지 못한 것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사과 대체작목 개발 등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이 아쉽다. 청송사과축제를 문화관광부 지정 축제로 만들지 못한 것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청송사과축제를 청송도깨비축제로 이름을 바꾸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 도깨비가 있고 ‘청송사과를 좋아하는 도깨비’ 등 소재에 있어 무한한 확장성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역량과 자질이 훌륭한 차기 군수가 잘할 것이라 믿기에 크게 아쉬워하지 않으려 한다.”

▶차기 청송군수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슨 일이든지 10년은 해야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성공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방향성이 다르지 않다면 전임 군수가 쌓은 성과 위에 새로운 탑을 쌓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고 효율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면 준비하는 데만 3~4년이 걸린다. 정책의 연속성이야말로 군민을 위한 것이며 시간도 아끼는 길이다. 그동안 군정을 수행하며 문화·체육계 등에서 구축한 인맥이 나름대로 두텁다. 신임 군수가 원한다면 기꺼이 돕겠다. 민선 7기 청송군수가 군민 중심의 행정을 펼치고, 지역민의 행복지수를 높여줄 것이라 믿는다.”

▶청송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청송은 내가 나고 자란 고향으로, 50여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뼈를 묻을 곳이다. 평범한 군민으로 되돌아가 청송의 발전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찾겠다. 군민 행복을 위해 늘 발전적 자세로 임해주신 500여 동료 공직자와 청송군 발전의 동반자로서 훌륭한 의정활동을 펼쳐주신 의원들께도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퇴임 후 계획은.

“봉사할 기회가 있다면 모를까, 그 외에는 개인적 시간을 보내고 싶다. 평생을 내조에 힘쓴 아내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38년10개월의 일반직 공무원과 청송군수로 보낸 10여년까지 총 50여년을 공직자로 지냈다. 그동안 주민에 대한 봉사에만 신경 쓰다 보니 가족에게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일단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닐 계획이다. 또한 손주들과 여가시간을 보내며 그간 할아버지로서 다하지 못한 정을 나누고 싶다. 이제 도시는 갑갑해서 못 살것 같다. 퇴임 이후 자연인으로 돌아가 작은 텃밭을 가꾸고 운동도 하면서 슬로시티 청송의 주민으로 살아갈 계획이다.”

▶‘청송군수 한동수’를 스스로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는가.

“80점 정도를 주고 싶다. 앞서 언급했지만 임기 내 마무리짓지 못한 사업도 있고, 내심 더 하고 싶은 일도 있었다. 청송군의 형편상 상대적으로 지역에 적합한 규모의 프로젝트만 진행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나고 보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뭔가 군민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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