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피스텔 투자주의보…공급과잉에 수익률 하락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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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0   |  발행일 2018-06-20 제18면   |  수정 2018-06-20
분양가 100만원 낮춰도 미분양
‘악성’ 회사보유분 공급하기도
수익률·매매가 연이어 떨어져
월세 가격도 작년보다 1.22%↓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둔 대구 중구의 A오피스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지만, 아직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최근 분양가를 3.3㎡당 100만원가량 낮췄지만, 좀처럼 미분양 물량은 줄지 않고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소장은 “시청까지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고, 분양가격도 3.3㎡당 600만원이 안되지만, 좀처럼 찾는 이들이 없다”면서 “오피스텔의 경우 실거주보다는 대부분 투자 목적인데 주변 공급량이 워낙 많다 보니 조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오피스텔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최근 오피스텔 공사를 위한 철거작업이 마무리 됐고, 50m가량 떨어진 곳에는 오피스텔 공사가 한창이다. 또 인근에 준공을 마친 오피스텔이 있지만, 한 쪽 벽면에는 ‘회사보유분 분양’이라는 분양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회사보유분 특별공급이라는 것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있다는 의미다.

최근 대구지역의 오피스텔 공급과잉 현상이 심상찮다. 오피스텔은 건설법이 아닌 주택법에 따라 건설되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는데다 저금리 시대에는 시중금리보다 높은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최근 공급 확대에 금리인상 등으로 그 매력이 떨어지면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50%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오피스, 중대형 상가, 주택 담보대출 및 국고채 금리 등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높지만, 신규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감정원은 분석했다.

대구 오피스텔 수익률은 다행히 전국 평균을 웃도는 상황이지만, 올 들어 매달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올해 1월 6.62%를 기록했던 대구 오피스텔 수익률은 올해 내내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달에는 6.55%까지 떨어졌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전달보다 0.24% 상승했지만, 지난 연말보다 0.47% 하락했다. 그나마 지난달 반등에 성공해 하락률이 감소한 상황이다.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1월부터 4월까지 연이어 하락, 지난 연말보다 0.71%까지 하락했다.

월세 가격도 하락하면서 지난해 말보다 1.22% 떨어졌다. 매매가격은 물론 월세 수익까지 줄면서 수익률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오피스텔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자로 폐점한 이마트 시지점 부지에는 근린생활시설과 오피스텔을 결합한 ‘신매동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복합시설을 표방하지만 주거용도의 오피스텔을 짓는 사업이다. 연면적 12만여㎡(최고 46층 4개동) 중 근린생활시설 비율은 고작 5%(5천881㎡)에 불과하고, 오피스텔 분양 계약면적은 총 686실에 걸쳐 11만3천603㎡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미 준공을 마친 오피스텔 곳곳에 특별분양이라는 이름으로 미분양 물량 분양 광고 현수막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건축 중인 곳도 적지 않아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면서 “공급물량이 많아지면 공실 위험성이 커지고, 그렇게 되면 수익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에 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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