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은행대출 주담대출 편중현상 심화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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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0   |  발행일 2018-06-20 제19면   |  수정 2018-06-20
■ 금감원 국내은행 자산운용 현황
가계대출 증가률, 기업대출 앞질러
저금리 기조·부동산규제완화가 원인
은행도 수익률 높은 가계대출 선호
금융위기 이후 은행대출 주담대출 편중현상 심화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국내 은행들은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불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도 개인사업자 대출비중을 높인 탓에 부동산임대업 편중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의 자산운용 현황 및 시사점’자료를 보면, 은행 총자산에서 원화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말 53.6%에서 지난해 말 64.6%로 꾸준히 증가했다. 원화대출 중에선 가계대출 증가률이 기업대출을 앞지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기업대출(54.2%·817조3천억원) 비중이 가계대출(43.8%·660조4천억원)보다 높았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가계대출(6.2%)이 기업대출(5.4%)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계대출 수요를 촉진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대기업 대출 수요가 둔화된 탓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대출 중에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70.2%(463조7천억원)이고, 신용대출은 29.8%(196조7천억원)였다. 금감원 측은 가계대출이 기업대출보다 수익률이 높기때문에 은행이 가계대출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의 위험조정수익률(이자수익률-대손률)이 높다는 점을 충분히 활용한 것. 실제 위험조정수익률을 보면 가계대출이 2.96%로 기업대출(2.61%)보다 높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반영되는 위험가중치(2017년 9월 말 현재) 또한 기업대출(66.3%)이 가계대출(25.6%)보다 월등히 높다.

기업대출 상황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2013년 이후 개인사업자 대출은 빠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부동산임대업 편중현상이 가중되는 게 큰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말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비중은 각각 161조8천억원, 655조5천억원이다. 대기업 대출은 2014년 말을 기점으로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2015년 말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하면서 계속 커지고 있다.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2008년 말 25.7%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35.3%까지 치솟았다. 개인사업자는 부동산임대업이 39.2%(지난해 말 기준)로 가장 높고 이어 도소매업(15.3%)·음식숙박업(9.3%)·건설업(1.2%) 순이다. 2008년엔 부동산 임대업 대출 비중(24.7%)과 도소매업(20.0%) 등의 차이가 지금처럼 크진 않았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저금리, 은퇴자 노후 대비 수요 등으로 부동산임대업 대출 수요가 증가한 데다 은행이 담보 위주의 대출자산 확대전략을 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담보대출 비중은 2008년 말 43.3%에서 지난해 말 58.1%까지 급등했다. 중소기업 담보대출의 대부분(93.8%)은 부동산담보대출이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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