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대한민국 국가대표와 보수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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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0   |  발행일 2018-06-20 제30면   |  수정 2018-06-20
한걸음이라도 더 뛰는 모습
서로의 실수 다독이는 모습
월드컵 대표팀 사명감처럼
국민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대한민국 보수저력 보여라
[수요칼럼] 대한민국 국가대표와 보수의 의무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됐다. 호날두, 메시, 네이마르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도 대거 참가했다. 이들이 소속팀이 아니라 국가대표로서 임하는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다. 러시아팀의 개막전 대승이 화제가 되었고 독일을 상대했던 멕시코의 선전이 인상적이었다. 멕시코팀의 승리는 이변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었다. 독일과 스웨덴, 멕시코와 함께 F조에 속한 우리나라도 스웨덴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멕시코와 같은 이변을 기대하기도 했다. FIFA 랭킹 등 객관적인 전력면에서는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지만 희망 섞인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첫 상대 스웨덴과의 경기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는 붉은 악마들이 응원을 펼쳤고,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국민이 있었다. 슈퍼 세이브로 칭찬받은 골키퍼 조현우, 마음의 부담을 갖게 된 김민우 선수, 경기력에 의문을 남겼던 선수, 역시나 이름값을 했던 선수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은 주장 기성용을 비롯하여 공격수 손흥민 등 선수 모두에게서 투지와 간절함을 읽을 수 있었다. 한 걸음이라도 더 뛰는 모습, 서로의 실수를 격려하면서 다음 기회를 만들어 가는 모습에서 국가대표의 사명감이 묻어났다.

기대와 함성, 긴장과 아쉬움 속에서 전후반 90분의 경기가 끝나자 국민의 의견이 여러 경로로 올라왔다. 선수들에 대한 칭찬이나 신태용 감독에 대한 칭찬은 많지 않다. 경기에 졌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16강의 문이 더 좁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독일의 3승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가 허물어졌기 때문에 모든 여건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선수들의 기량뿐만 아니라 정신력·전술 등이 함께 작용한다는 말, 데뷔전을 치른 20세 이승우 등이 활력이 될 수 있다는 말 등으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컵 직전의 이슈는 북미회담과 지방선거였다. 북미회담은 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않았지만 목표를 향해서 한 단계씩 진척되고 있다. 상대가 있는 협상이므로 주고받으면서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에 큰 변수가 없기를 기대한다. 이어질 남북미 회담 등에서 살얼음 혹은 유리알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수사에 머물지 않게 정성을 갖고 지혜롭게 해법을 찾길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동북아 각국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맞물린 것이므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관련국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는 차선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인내를 갖고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이 역사적 소명을 다하는 길이다.

지방선거 후폭풍은 아직 진행형이다. 야권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몰락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아 이전의 사례조차 찾기 힘들다. 보수의 궤멸이라는 표현이 언론에 등장할 정도다.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 중심이 있다. 경험의 축적으로 얻은 지혜와 일희일비하지 않는 품격과 사리사욕에 흔들리지 않는 정직함이 보수의 모습이다. 그들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면서 강철처럼 강직하며, 화살처럼 과녁을 꿰뚫는가 하면 바다와 같은 포용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국민은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을 염원한다. 그래서 국민은 열심히 응원하면서도 내심 불안하다. 우리 대표팀이 실력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3패가 될 수도 있다. 어쩌면 한 골도 넣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수들은 국민이 비난하지 않을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그들이 대한민국의 국가대표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보수도 이제 국민의 아픔을 헤아리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법을 만들고 제도를 개선해야 할 의무를 행하길 꿈꾼다. 국민을 걱정해야 할 사람들을 국민이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끝내야 한다. 대한민국 보수가 저력을 보여 줄 것을 기대한다. 지현배 (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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