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탈당…정종섭 조건부 차기 총선 불출마…당 쇄신 초석될까

  • 권혁식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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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1   |  발행일 2018-06-21 제5면   |  수정 2018-06-21
일부의원 기득권 포기 움직임
비대위 구성 공정성 부여 관건
김 권한대행 거취도 문제삼을듯

서청원 의원이 20일 탈당을 선언하고, 전날 정종섭 의원(대구 동구갑)이 조건부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등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기득권 포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게다가 현안이 되고 있는 혁신비대위 구성 작업에도 이해관계가 없는 인사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와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기득권 포기 압박이 점차 강해질 전망이다.

친박(親박근혜)계의 맏형격으로 통했던 서 의원은 이날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늘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서 의원은 최근 정치권에 나돈 ‘한국당 완패를 만든 5대 공신록’에 이름을 올리는 등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에 휩싸여 곤궁한 처지에 몰려 있었다. 서 의원 측 관계자는 “(서 의원 탈당은) 사실상 21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 의원의 탈당으로 친박계가 선거 참패 책임을 지는 첫 모습을 보였지만, 동료의원들 사이에 전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는 외부인사에게 전권을 부여한 혁신비대위를 출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의원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중앙당 축소나 당명 개정보다는 의원들 의견을 들어 혁신비대위 구성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에게 당헌당규와 상관 없이 인적쇄신 등 전권을 보장해줘야 외부인사 중에서 적임자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성태 권한대행이 소집한 21일 오전 의총에서도 혁신비대위 구성과 관련한 주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날 초선 의원들 모임에서 조건부로 21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던 정종섭 의원은 ‘당 쇄신을 위해선 기득권 포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변수가 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혁신비대위 구성이 중요한데, 당권 등에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가 비대위원장 영입을 포함해 비대위 구성에 관여하게 되면 주위에서 공정하게 안 볼 것”이라면서 “당 쇄신 작업에 참여할 인사들은 본인부터 모든 것을 내려놔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혁신비대위원장에게 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이 부여되기 위해선 먼저 비대위 구성에 공정성을 인정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선 비대위 구성 관여 인사들이 불출마 선언 등을 통해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 의원 주장에 힘이 실린다면 이날 의총에서 혁신비대위 구성 임무가 부여된 김성태 권한대행의 거취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평론가는 “당 쇄신 방안을 놓고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 김성태 권한대행의 거취를 문제 삼으면 혁신비대위 구성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면서 “만일 김 권한대행이 기득권 포기를 거부하고, 상대 측에서 계속 이를 문제 삼는다면 비대위 구성은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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