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세이브 조현우, 아내·딸 사랑엔 ‘슈퍼하트’

2016년 10월 프로통산 100경기 출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조현우와 아내 이희영씨가 대구FC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지난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스웨덴의 경기. 조현우가 공중볼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열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첫 번째 경기 선발 명단에 ‘23번’ 조현우가 이름을 올렸다. 조현우의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의외였다. 월드컵전까지 6차례 A매치에 나선 그였기 때문이다. 조현우는 한 경기 만에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대구에서도 뛰어난 반사신경과 활동반경으로 ‘대헤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조현우는 페널티킥 실점을 제외하고 수차례 스웨덴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한국의 골문을 지켰다.

‘꿈의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친 조현우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아내 이희영씨와 태어난지 9개월 된 딸 하린이다. 조현우와 아내는 2015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당시 조현우는 전지훈련을 위해 키프로스에 머물고 있었고, 한국에 있던 희영씨와 편지처럼 긴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후 연애 때는 물론 결혼 후에 무뚝뚝한 조현우는 희영씨에게 메시지로 마음을 전달했다. 선발 출전 소식을 들었을 때도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아내와 딸이었다. 스웨덴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던 조현우지만 선발로 경기에 나서게 되자 떨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가족에게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희영씨가 전해온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조현우는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월드컵에 내가 왔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모든 상황이 우리가 말하던 대로 이루어지고 있어”라며 본인의 선발 출전 소식을 전했다. 그는 또 “이제 꿈을 펼칠 시간이야. 나는 지금 솔직히 많이 무섭고 긴장되고, 평생 꿈꿔왔던 순간인 만큼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야. 지금이라도 무섭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것도 오늘 경기 직전 이 순간까지만 생각할 거야”라고 적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조현우는 “진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여보 덕분이야. 여보한테 멋진 남편, 하린이한테 멋진 아빠로 살아갈게. 감사한 우리 가족 사랑해”라며 메시지를 마무리한 뒤 스웨덴전 그라운드에 나섰다.

조현우의 월드컵 출전은 본인과 가족의 꿈이었다. 어린 시절 월드컵을 보고 축구를 시작한 조현우는 평소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아내 희영씨도 조현우가 월드컵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실제로 희영씨는 출산 전후 2~3경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구FC 홈경기를 대구스타디움에서 직접 관전했다. 올 시즌은 딸 하린양과 함께 조현우를 응원하고 있다.

스웨덴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지만, 조현우 앞에는 멕시코와 독일이 남아있다. 함께 뛰는 마음으로 한국에서 응원을 보내고 있는 희영씨는 구단을 통해 “여보 그리고 하린 아빠. 여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순간을 멋지게 해내고 있어서 정말 존경스럽고, 하린이와 나는 여기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을 테니까 몸 건강히 다치지 말고 좋은 모습으로 만나자. 앞으로는 거미손으로 불러줄게. 사랑해”라는 영상편지를 조현우 선수에게 전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 조현우 프로필

- 출생 : 1991년 9월 25일
- 신체 : 189cm 76kg
- 소속팀 : 대구FC (골키퍼,21)
- 데뷔 : 2013년 대구FC 입단
- 경력 : 2018 러시아 월드컵 국가대표
U-19·20·23 청소년 국가대표
제1회 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 국가대표
제7회 EAFF E-1 챔피언십 남자 국가대표

▶영남일보 홈페이지·페이스북·네이버TV에 이희영씨 영상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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