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당선자에게 바란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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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1   |  발행일 2018-06-21 제30면   |  수정 2018-06-21
[취재수첩] 당선자에게 바란다

경북도가 위기다. 인구 절벽은 물론 경제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7년 인구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경북은 사망자 수(2만1천279명)가 출생아 수(1만8천211명)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의성군은 사망자(886명)가 출생아(221명)보다 4배, 청송군은 3.8배, 군위군도 3.3배나 많다. 이처럼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2배 많은 시·군은 경북도내에서 14곳이나 된다.

경북지역 158개 산업단지의 평균 분양률은 77.9%다. 하지만 현재 조성 중인 44개 산업단지 분양률은 26.1%에 불과하다. 274만명이 살고 있는 경북에는 암수술·희귀난치성 등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다. 인구 250만명의 대구는 5곳이다. 경북도민들은 조금만 아파도 가족·지인을 통해 대구나 서울의 병원 소개받기에 바쁘다.

좋은 일자리가 없고 믿을 만한 의료기관이 없으니 젊은이들이 경북을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 속에 지난 18일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자가 첫 경북도정 정책현안을 보고받았다. 그는 ‘취직 잘되고 아이 키우기 좋은 경북’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즉시 산단특별팀을 구성해 구미·포항 등 도내 산업단지의 기업 유치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직접 뛰겠다고 약속했다.

도립의료원을 대구지역 대학병원이 위탁경영하는 한편 도립 안동·포항·울진의료원 분원을 의료사각지대에 설치하겠다는 복안도 내놓았다. 올 하반기 중 의성을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안동의료원 분원을 설치하고 성과가 나타나면 경북 전체로 확대키로 했다. 의료사각지대를 없애고 경북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출산·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북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산업화가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도청 신도시 2단계 사업부지를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 자족형 스마트시티로 조성하는 것이다. 인구 7만여 명이 거주하는 신도시에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만으로 모든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 신도시 곳곳에 지능형 CCTV를 설치하고 통합 관제센터를 통해 완벽한 보안시스템은 물론 인공지능을 활용한 수요에 따른 교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에너지와 스마트시티 관련 산업을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울진 후포~영덕 강구~포항 두호~양포~경주 감포를 잇는 마리나항(종합 해양레저시설)을 조성, 경북 동해안을 해양레저스포츠의 중심으로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도립의료원을 상급병원이 위탁경영하는 것을 넘어서 도내 상급종합병원 유치에도 적극 나서길 부탁한다.

이 당선자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지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경북은 도시소멸시대에 접어들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해 있다.

임호기자 (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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