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여왕붉은불개미 추격전

  •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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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2 08:28  |  수정 2018-06-22 09:03  |  발행일 2018-06-22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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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불개미

크기가 3~6㎜에 불과한 붉은불개미는 살인개미로 불릴 만큼 위협적인 존재다. 아시아권에서는 사망 사례가 없었지만, 1930년대 이후 현재까지 100여명이 붉은불개미에 쏘여 죽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선 다섯차례 발견됐다.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1천200여마리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후 올 2월과 5월에는 인천항과 부산 북항에서 각각 1, 2마리가 발견됐다. 이번 주 초에는 평택항에서 발견돼 실시간 검색어로 떠올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18일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 바닥의 콘크리트 틈새에서 붉은불개미 20여마리를 처음 발견하고 다음 날 주변 지역을 정밀 조사했다. 그 결과 20여m 떨어진 2개 지점에서 붉은불개미떼가 추가로 발견됐다. 애벌레를 포함해 700여마리가 무더기로 나왔다. 수백 마리 이상 대량으로 발견된 것은 부산항 감만부두에 이어 두 번째다.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냈지만 여왕개미는 찾지 못했다. 여왕개미는 지난해 가을쯤 컨테이너에 붙어 유입돼 겨울을 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여왕개미의 행방이 확인 안 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20일에는 부산항 자성대부두에서도 붉은불개미가 10마리 확인됐다.

7년 정도 생존하는 여왕개미는 한 번에 1천500여개의 알을 낳고 20만~30만마리의 일개미를 둔다. 일개미는 여왕개미를 사수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홍수가 나면 일개미가 뭉쳐 뗏목을 만들고 가운데에 여왕개미를 둔다. 6~9월이 번식기다. 이 시기에 방제를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개체 수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해충 중 하나다. 꼬리 부분에는 침이 있다. 침에는 염기성 유기화학물인 알칼로이드인 솔레놉신과 벌, 독거미, 지네 등에 있는 독성 물질이 섞여 있다. 찔리면 불에 덴 것 같은 심한 통증이 생기고,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을 유발한다고 한다.

독성은 과장됐다는 주장이 있다. 국내에서 독이 가장 강한 곤충인 장수말벌의 독은 1.6㎎을 투여해야 1㎏ 무게의 쥐를 죽일 수 있지만, 붉은불개미의 독으로는 8㎎이 치사량이다. 붉은불개미의 독성이 장수말벌의 5분의 1 수준이다. 또 8㎎의 독을 내려면 붉은불개미가 300번 정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붉은불개미에 쏘이면 20~30분 신체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쏘인 후 부기와 두드러기가 온몸으로 퍼지면 위험하다. 알레르기로 인한 급성쇼크가 올 수 있다. 처치가 늦으면 자칫 사망할 수도 있다.

한 네티즌은 “붉은붉개미는 천적조차 없다고 하던데, 이미 국내 토종개미와 경쟁서 이겨 군락을 형성했을 수도 있다. 서둘러 철저한 방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제호 뉴미디어본부장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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