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발레리나…아름다운 동작과 음악에 ‘힐링’

경주예술의전당이 지난 5월부터 실버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인 무용강좌 ‘은빛 발레리나’의 수업 모습. <경주예술의전당 제공>

지난 15일 경주예술의전당 무용연습실에 들어서자 아름다운 클래식음악이 먼저 낯선 이를 반겼다. 전효진 강사(대구예술대 교수)의 지시에 맞춰 발레동작에 열중하고 있는 이들은 한눈에 봐도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 어르신들. 발레리나의 모습이 아름답게 프린팅된 상의에 짧은 무용치마를 입고 연습에 한창이었는데 30여 분간 진행된 수업에도 별로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열중하고 있었다.

실버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 개강된 ‘은빛 발레리나’의 수강생 연령은 50~70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10여 명의 수강생이 참여하고 있다.

전효진 강사는 “처음에는 이렇게 수강생이 많지 않았는데 수업을 한두 차례 받아보고 난 뒤 친구들을 데리고 오신 분들이 있다. 발레의 기본동작은 물론 발레를 통한 스트레칭, 상체근력운동, 폐활량 강화운동 등을 진행하니 운동효과도 있어 좋다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수강생 김진희씨(가명)는 “춤을 태어나 처음 배우고 있다. 발레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르고 시작했는데 배워보니 재미있다. 처음에는 발 올리기, 앉아서 허리 굽히기 등을 할 때 몸이 많이 아팠는데 수업을 계속 받으니 예전보다 훨씬 몸이 유연해지고 덜 아프다. 또 굽은 등을 펴주고 똑바로 서고 걷도록 해줘 자세 교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동작이 쉬운듯 하면서도 어려워 집에서도 수시로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인 최미진씨(가명)는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지난해 말 발레 시범강좌를 열었는데 거기에 참여해보고 좋아서 이번 강좌에도 등록했다. 발레동작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발레복을 입고 연습하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고 했다. 이 강좌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강의를 두 번으로 늘리자는 제의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호응에 경주예술의전당측은 상당히 고무돼 있다.

원진희 경주예술의전당 문화예술교육사는 “경주의 노인비율(2017년 기준)이 남성 16%, 여성은 23% 정도로 나타나 다양한 실버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차에 발레 강좌를 기획했다. 아직 경주에서 무용 강좌를 연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해 11월 한 달간 발레강좌 시범운영을 해보니 예상외로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지난 5월부터 열고 있는 은빛발레리나에 대한 반응도 좋아서 원래 10주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연장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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