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의 스타일 스토리] 로고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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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2   |  발행일 2018-06-22 제40면   |  수정 2018-06-22
응답하라 ‘X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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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S/S에서 선보인 크리스찬 디오르의 로고패션. 로고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주자 구찌. 2018 S/S구찌, 펜디는 추억의 주카 패턴을 부활시켰다. 2018 S/S 펜디, 90년대 로고패션에 붐을 일으켰던 미치코 런던. (사진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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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협업 브랜드 슈프림의 로고 가방.

한동안 패션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던 로고가 당당하게 패션의 중심으로 귀환하고 있다. 7080세대가 로고로 ‘한 스타일’하던 젊은 날에 응답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현재 트렌드의 핫이슈는 복고적 감성으로 무장한 ‘로고 패션’으로 무한 로고 플레이 중!

2018 S/S 시즌의 로고 패션은 이전과 확 달라졌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던 가슴이나 등에 평범하게 프린트하는 것이 아니라, 빅 로고로 로고 플레이 아이템을 다양한 디자인으로 변주해 디자인의 킬러 콘텐츠로 적용한 것이 올해 패션의 특징이다.

패션에 있어 로고(Logo:Logotype의 약자)란 패션브랜드들이 기업이나 브랜드, 상품을 알리기 위해 상징적으로 만든 글자, 문양, 그림 등의 시각디자인을 의미한다. 이는 제품 또는 브랜드를 나타내는 표식으로 인식될 뿐 아니라 나아가 상품기획 시 다양한 디자인과 패턴디자인, 장식 등의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패션산업에서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것은 1980년대 초로, 다양한 패션브랜드가 론칭되면서 ‘브랜드의 시대’가 개막되었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징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고는 소비자에게는 진정한 ‘부의 상징’이자 ‘과시의 수단’이었다.


7080세대 과시적 로고, 복고감성 무장
루이뷔통·샤넬·나이키·리바이스…
또래집단 소유욕 욕구…젊은이 열광
2000년대 들어 속물 인식 ‘로고리스’도

올 시즌, 복고풍과 함께 화려하게 복귀
다양한 디자인 빅로고 플레이 아이템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명품까지 가세
가슴팍·등에 강렬한 이미지로 존재감



7080세대는 그 시절 어쩌다 가슴과 등판, 소매 등에 로고가 부착된 옷을 입기라도 하는 날에는 어깨뽕이 절로 으쓱 올라가곤 했다. 특히 비싼 브랜드 패션을 입기 어려운 주머니가 가벼운 청춘들은 과시의 결핍을 스포츠계의 루이뷔통이라 할 Nike는 Nice로, Adidas는 Adidos와 같은 ‘명품인 척 하는 짝퉁 로고’로 채웠던 허기의 향수가 가슴 저편에 있다. 또한 몇 달치 용돈과 아르바이트로 샀던 당시 패션은 로고로 자긍심을 느끼면서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뜨거운 패션이었다.

미국의 사회학자 베블린은 과시적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에 대해 “부를 과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행하는 소비와 구매를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과시적 로고’의 시대가 도래하였고,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말까지 지속되었다.

1990년을 전후해 세계패션시장이 개방되고 명품브랜드가 대중화되면서 이들 기업은 로고를 제품에 넣어 광고하고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 ‘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콘텐츠를 발전시켜 여러 매체에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의 개념을 도입하여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로고디자인을 이용하고 창조적 디자인을 시도했다. 이들 기업은 브랜드의 로고란 일반 대중이 가장 쉽게 접하고 상품을 이해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으로 판매를 용이하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이해했다. 로고 활용에 적극적인 또다른 것으로 스포츠 브랜드들이 있었다. 그들은 로고를 통해 소비자를 설득하고, 로고 디자인으로 또래 집단의 동질감을 형성했다. 또 소유의 욕구를 불러일으켰으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고 젊음이 열광하게 만들었다.

창업자의 이니셜로 만든 빛나는 루이뷔통과 샤넬 로고,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를 영감으로 만든 나이키 로고, 한 로고 안에서 대문자와 소문자를 섞어서 쓴 첫 번째 사례를 만들어낸 리바이스의 단순하고 혁신적 로고, 아메리칸 드림과 신화를 폴로경기의 그림으로 엮어낸 폴로 로고는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고 젊은 날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패션의 저변이 넓어지고 대중의 패션 수준도 높아지면서, 열광적 환호를 받던 로고패션은 2000년대 초부터 촌스러운 물질주의의 산물 혹은 속물로 인식되며 외면 받고 사라지기 시작했다. 브랜드들은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로고의 사이즈를 최소화시키거나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으로 극단적으로 감춰버리는 로고리스 사례도 나타났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라졌던 로고가 다시 세상의 중심에서 트렌드가 되어 이번 시즌 화려하게 복귀한 것은 1990년대 복고풍 스타일의 귀환과 자신을 드러내고 과시하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욕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로고패션이 이들이 선호하는 티셔츠, 맨투맨, 후드티, 크로스백, 모자, 신발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다.

현재 패션에서 로고 플레이 아이템의 대표주자는 누가 뭐래도 역시 빅 로고 아이템이다. 빅 로고 열풍에 불을 댕긴 것은 슈프림(Supreme)이나 아크네(Acne), 베트멍(Vetement), 타미 힐 피거, 라코스테 같은 스포츠 혹은 스트리트 패션브랜드이고 여기에 명품브랜드도 가세하는 형국이다. 로고패션은 티셔츠 가슴팍이나 등에 로고 타입 그대로를 강렬하게 딱 찍어주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청바지에 스니커즈와 매치하여 데일리 아이템으로 최적화하고 있다. 슈프림은 루이뷔통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명품과 스트리트 로고템을 함께 스타일링한 하이엔드와 로엔드의 결합으로 세계의 주목을 이끌어냈고 영향을 주었다,

로고 아이템은 문양과 같이 그 자체가 디자인의 포인트로 작용하는 장점이 있다. 원 포인트로 쓰면 액센트가 되고, 로고를 패턴처럼 쓰면 무늬가 되어 룩의 스타일을 살릴 수 있으며 디테일로 사용하면 디자인의 강조와 변화를 줄 수 있다. 진정한 패션고수처럼 로고패션으로 멋지게 스타일링을 성공하려면 로고 외 다른 것을 일절 배제해 심플하게 입고 멋 부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패션 팁이다.

이제 로고 열전에 플레이 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럼 망설이지 말고 겟하고 ‘그때 그 느낌’ 청춘으로 돌아가 보라!

영남대 의류패션학과 교수

▨ 참고문헌

50 베스트 로고 : 로고의 전설, 그 숨겨진 비밀 (2014, 마이크 애빙크 외, <주>퓨처미디어)

https://blog.naver.com/designpress2016/221254227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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